증권사 내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국내 증권사 지점 수가 올해만 800개 이하로 감소했다. 지점 감소는 곧 인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권가의 구조조정 우려도 재조명됐다. 증권가 임직원 수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희망퇴직 바람 등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600명 가량 감소했다.
◆금융투자도 디지털 시대...비대면 서비스에 줄어드는 증권사 지점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 수는 788개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798개)에 비해서는 10개 지점이 사라졌고, 전년 동기(835개)와 비교해서는 47개 지점이 줄어들면서 약 5.6%가 감소했다.
지난 1년 사이 지점 감소량이 가장 큰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전년 동기에는 43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올해 14곳을 줄이면서 29개 지점이 남았다. 다음으로는 신한투자증권이 80곳 중 6곳을 줄였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등이 4곳, NH투자증권 3곳, KB증권이 2곳 줄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에 따른 변화"라며 "지점이 각 개별 등기에 따라 나뉘게 되는데 그 기준으로는 감소한 게 맞지만 내부적으로 인식하는 지점 수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시장 흐름 변화와 비대면 서비스 강화 등을 이유로 지점을 줄여 나가고 있다. 다수의 지점을 한 곳을 통폐합하면서 표면적인 지점 수가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의 경우에도 지난해 10월 서울 내 5개 지점(마포·상계·이촌·일산·합정)을 기존 강북금융센터로 통합해 초대형 금융센터로 탈바꿈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구로WM센터를 서울 여의도 파크원 NH금융타워 영업부금융센터로 통합했으며 추자적인 통폐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다수의 증권사가 통폐합을 통한 지점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점 수는 줄었지만 거점화·대형화를 통해 변화된 고객들의 니즈를 대응하고 있다"며 "삼성증권의 경우 디지털 자산관리 본부를 신설해 디지털 프라이빗뱅커(PB)들이 온라인 상담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 디지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단순 계좌 개설 등은 모바일로 해결되기 때문에 지점을 찾는 고객들은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원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지점 PB들을 디지털 PB로 이동시켰기 때문에 별다른 구조조정은 없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증권맨은 어디로?...올해 상반기에만 593명 감소
일각에서는 사실상 지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증권사 임직원들의 입지도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2분기 말을 기준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국내 21개 증권사의 임직원수는 593명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3만3195명이었던 증권사들의 임직원 수는 올해 2분기 기준 3만2602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점이 줄어든다는 것은 지점 내 인력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인력 수요가 낮아질 수 있다"며 "업황에 따라 인력 수급 변동은 있겠지만 자동화 시스템과 IT 중심 체계가 활발해지면서 추세적인 측면에서는 인력 중심 구조가 축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레고랜드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의 타격을 크게 입었던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511명에서 올해 2분기 356명으로 약 30%(155명) 줄면서 증권사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주목되는 점은 다올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연관성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보다 62명의 임직원을 충원하면서 가장 많은 임직원 증가율을 보였는데, 이 중 약 45명 가량이 다올투자증권에서 빠진 인력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이 부동산PF 사업을 종료함에 따라 해당 인원 45명이 메리츠증권으로 영입됐다"며 "다만 메리츠증권은 성과금 제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해당 직원들이 장기간 머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PF 담당이 옮겨오면서 본부가 통으로 움직이는 등 대규모 인력 이동이 이뤄진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시장의 흐름이 개선되더라도 이전 수준의 인력 충원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경우 성과금 베이스이기 때문에 시장이 나빠지면 인센티브가 줄어들고, 인원도 함께 감소한다"며 "시장 상황이 좋아짐에 따라 소폭 증가할 수는 있지만 빠진 인력이 모두 충원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업 자체가 레고랜드 사태 이후로 침체되면서 약간의 인력 조정이 있었다"며 "재정비 시간은 어느 정도 소요되겠지만 전망이 좋아진다면 그만큼의 수요로 인한 인력 충원도 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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