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회사는 乙신탁회사와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했고, 丙회사는 甲회사에게 대출을 해준 다음 신탁계약의 우선수익권을 취득했다. 그 후 甲회사는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 甲회사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우선수익자인 丙회사를 상대로 우선수익권의 부존재 확인청구소송을 제기했다.
甲회사는 소송에서 丙회사의 '담보신탁된 부동산을 처분해 그 환가대금으로부터 대출금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는 급부청구권인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됐다'는 논리를 폈다. 신탁법 제63조 제1항은 "수익채권의 소멸시효는 채권의 예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甲회사는 이를 근거로, ⅰ) 회생절차에 참가한 丙회사는 甲회사의 회생계획인가결정 확정시부터 담보신탁된 부동산에 대한 처분을 청구해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으므로, 위 수익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회생계획인가결정이 확정된 시점이고, ⅱ) 현재 그로부터 상사 소멸시효기간인 5년이 경과했다고 주장한 것.
甲회사는 또 乙신탁회사에게 담보신탁된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丙회사에겐 우선수익권 증서를 인도하라는 청구도 했다. 우선수익자의 수익채권이 시효로 소멸했으므로, 이는 신탁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해 신탁계약이 종료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은 모두 甲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은 丙회사의 수익채권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서울고등법원 2022. 9. 23. 선고 2022나2003408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그 근거로 신탁법 제63조 제3항을 들었다. 신탁법 제63조 제3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6월내에는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한다"고 해 소멸시효의 정지규정을 두고 있다.
甲회사는 위 소송에서 신탁법 제63조 제3항은 '신탁계약 종료 이전에 이미 수익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그 적용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을 무한정 연장하게 되는 불합리함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이러한 甲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은 "수익채권의 소멸시효는 ⅰ) '소멸시효 기산점으로부터 그 시효기간이 진행한 날'과 ⅱ)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신탁법 제63조 제3항이 정하는 6개월의 소멸시효 정지기간이 진행한 날' 중 뒤의 시점에 완성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신탁법 제63조 제3항의 취지가 '신탁종료시까지 수탁자가 충실의무를 위반하는 등으로 수익자가 제대로 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익채권만이 신탁 존속 중 독자적으로 시효가 완성하여 소멸하지 않도록 해 수익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에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따라서 신탁법 제63조 제3항이 정하는 '종료한 때'에는 수익채권이 시효완성으로 소멸한 경우는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서울고등법원은 甲회사의 乙회사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및 丙회사에 대한 우선수익권증서 인도청구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위와 같이 수익채권이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지 않았으므로, 신탁계약이 종료됐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역시 신탁법 제63조 제3항은 신탁이 종료하고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수익채권의 시효가 정지되도록 함으로써 수익자가 신탁이 종료한 때부터 6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언제든지 수익채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는 이유를 들어,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2다29507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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