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제치고 최강국이 되겠다는 '중국몽'이 인구 감소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의 인구가 작년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출생률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혼인 건수도 십년 사이 반토막이 났다. 이런 상태가 이어진다면 인구감소 속도는 쇼크 수준이라던 일본보다도 빠를 것으로 보이면서 장기적으로 중국에 재앙에 가까운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13일 중국 민정부에 따르면 작년 혼인 건수는 683만건으로 전년 대비 80만건이나 줄었다. 지난 2014년 이후 9년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3년 1346만건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절반 수준이 됐다.
인구 감소를 둘러싼 위기감은 더 커졌다. 중국의 경우 대부분의 출산이 혼인 관계에서 발생한다.
이미 중국의 인구는 작년 14억1180만명으로 6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고, 연간 출생률도 사상 최저 수준인 1000명당 6.77명으로 떨어졌다.
베이징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CCG) 황문정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청년 인구 감소, 특히 신생아 감소"라며 "장기적으로 중국의 모든 산업에 재앙에 가까운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항후 투자신뢰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 도시의 인구 감소가 두드러졌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대 도시의 인구는 작년 27만5000명 가량이 줄었다.
특히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인구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던 광저우와 선전의 감소 규모만도 각각 7만6500명, 1만9800명이다. 선전은 덩샤오핑이 경제특구로 지정해 기술 허브로 탈바꿈한 이후 인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황 연구원은 "향후 중국의 인구 감소 속도는 일본과 러시아가 경험한 것보다 훨씬 빠를 수 있다"며 "대도시에 대한 과도한 통제 이어질 경우 경제 발전의 기회가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령화 속도도 빠르다. 중국은 지난 2021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14% 이상)에 진입했고, 오는 2031년 초고령사회(20% 이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16~59세)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8.5%에서 작년 62%로 낮아졌다.
관영 언론들은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인구 감소는 분명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너무 큰 불안을 야기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영 경제 일간지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급속한 도시 확장을 막기 위해 엄격한 인구 유입 제한을 시행하고 있는만큼 인구 감소는 적극적이고 합리적으로 통제한 결과"라고 평했다.
이와 함께 제조업 강국인 광저우와 선전에 대해서는 "작년에 시행된 엄격한 제로 코로나 통제로 인해 각 지방에서 온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되돌아간 결과"라며 "두 도시가 위치한 광동성은 올해 인구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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