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산업과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식재산권(IP) 측면에서도 전통적인 저작물과는 달리 새로운 형식, 매체 등을 활용한 저작물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그 결과 새로운 무언가에 대해서 이를 저작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분쟁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항소심)에서 작년에 판결한 사안도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성과물(창작물)과 관련돼 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14. 선고 2021나10615 판결). 웹페이지 개발·운영 등과 관련해 사용되는 용어로 '템플릿(template)'이라는 것이 있다. '템플릿'이란 일부 세부정보가 포함된 샘플(sample) 문서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업제안서, 발표자료 등의 기본적인 형식이나 구성요소를 담은 문서를 말한다. 웹페이지 개발과 관련해서는 판매하는 상품의 특성이나 주요 정보가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화면을 구성하는 것을 지원하는 용도 등으로 사용된다.
위 사안에서 원고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온라인 쇼핑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템플릿을 올려두고 해당 템플릿에 콘텐츠를 채우는 방식으로 제품 상세페이지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피고는 위 템플릿을 구매한 뒤 새로운 템플릿을 생성하거나 이를 재판매하는 등의 행위를 했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우선 위 사안에서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웹페이지 화면구성 등을 지원하는 '템플릿'은 고객들에게 해당 웹페이지의 상품 정보와 특징, 장점을 효과적으로 부각해 전달함으로써 구매의욕을 고취시키는 '기능성 저작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법원은 "기능적 저작물은 그 표현하고자 하는 기능 또는 실용적인 사상이 속하는 분야에서의 일반적인 표현 방법, 규격 또는 그 용도나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해 편의성 등에 의해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법은 기능적 저작물이 담고 있는 사상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저작물의 창작성 있는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기술 구성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 표현에 대해 동일한 기능을 달리 표현했다는 사정만으로 그 창작성을 인정할 수는 없고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해 위 사안에서 문제가 된 '템플릿'에 대해서 ▲웹페이지에서 상품, 각종 이벤트, 공지사항에 관한 정보에 대한 고객들의 집중력을 높이거나 판매하는 상품의 특성 및 주요 정보가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그 텍스트 및 이미지의 위치, 구성 등을 정하는 것은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높고, ▲위 '템플릿'이 이미 다른 기업이나 쇼핑몰 업체에서 널리 활용하는 방식과 특별한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므로 여기에 어떠한 '창작성'이나 독점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처럼 저작물성이 아이디어 등에 그치지 않고 저작물로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는 기업의 권리 행사에 있어서도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이러한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새로운 판례 등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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