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중은행들이 파킹통장보다 높은 금리를 내세운 초단기 적금 상품을 내세워 '금리 노마드족'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실질 이자는 파킹통장보다 낮은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부터 정기적금의 최단 만기 제한이 기존 6개월에서 1개월로 완화되면서 은행들이 '1개월 만기' 적금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앞서 단기자금 예치를 내세운 파킹통장 상품 금리도 계속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만기가 더 짧은 상품을 출시하면 금융 소비자들의 '대기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초단기적금과 파킹통장에 똑같은 금액을 납입했을 때 파킹통장의 이자가 더 많다는 점이다. 예금과 달리 적금은 회차별 납입액과 예치 일수에 따라 적용 금리가 다른 데다 파킹통장은 '바로 이자받기'를 통해 일복리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출시된 1개월 만기 적금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케이뱅크다. 코드K 정기적금 1개월의 금리는 연 3.30%다.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금리는 연 2.70%다. 초단기 적금이 파킹통장보다 금리가 높다.
그러나 1개월 간 적금 한도인 30만원을 파킹통장과 똑같이 납입했을 때, 파킹통장의 이자가 더 높다. 적금의 세전 이자는 528원, 파킹통장은 675원으로, 실제 소비자가 받는 이자는 파킹통장이 더 높다.
시중은행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주요 시중은행이 출시한 1개월 만기 적금 상품 중 가장 금리가 높은 상품은 KB국민은행의 'KB 특별한 적금'이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6%의 금리를 주지만, 월 최대 불입액이 30만원에 불과하다. KB 특별한 적금은 기본 연 2.0% 금리에 목표금액 달성, 별 모으기 완수, 친구 추천으로 각각 1.0%포인트(p), 1.0%p, 2.0%p의 우대금리가 더해진다.
IBK기업은행은 'IBK D-day' 적금 상품을 개편해 출시했다. 기존 최소 만기는 6개월이었는데 1개월로 줄었다. 연 최고금리는 5.35%로 높지만 월 납입한도가 20만원으로 크지 않다.
하나은행도 최소 만기를 1개월로 설정할 수 있는 '하나 타이밍 적금'을 리뉴얼해 출시했다.
'하나 타이밍 적금'의 가입금액은 최소 1000원 이상 50만원 이하이며, 만기를 최소 1개월부터 6개월까지 설정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2.95%에 우대금리 최대 1.0%p를 더해 최고 연 3.95%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초단기 적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이유는 갈 곳 잃은 대기자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약 598조원으로 1월 말 대비 약 두 달 사이에 25조원 가량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이 자유로운 상품으로 언제든 돈을 옮길 수 있는 자금이다. 최근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고 증권 시장의 불황실성이 높아지며 소비자들의 고민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며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주는 적금 상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금융당국은 오인 가능성이 높은 특판금리 예·적금에 대해 현장점검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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