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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현장르포] '캠퍼스 로망' 되찾았지만 '돈 걱정'에 막막

13일 오전 9시께 찾은 경희대 정문에는 교정에 들어서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아래 왼쪽부터)권나영(중국어학과·3학년) 학생과 천희서(영어영문학과·1학년) 학생은 '노 마스크' 캠퍼스 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인영 영상취재기자 iy@

"답답하게 공부해 왔는데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부터 마스크와 함께했던 천희서 경희대 영어영문학과 1학년생은 '노 마스크' 캠퍼스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전부터 도서관으로 향하던 천 씨는 "시험 기간에는 도서관에 사람이 엄청 많다고 하는데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다들 열심히 공부하고 계셔서 동기부여가 된다"고 당차게 답했다. '노 마스크'와 함께 캠퍼스 로망도 돌아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면 강의가 재개되면서 대학생들의 거주·식비 등의 경제적 부담도 고민거리가 되는 상황이다.

 

◆한 동아리에 지원자 '80명'...활기 찾은 대학가

 

1교시 시작 직전인 8시 40분께 찾은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정문 앞에는 강의를 듣기 위해 분주하게 등교하는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지각할까 봐서 뛰어가는 학생, 아침을 학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식당으로 향하는 학생 등 다양한 움직임을 마주할 수 있다.

 

일명 '코학번(코로나19 당시 입학한 학생)'으로 불리는 권나영(중국어학과·3학년) 학생은 "선후배 사이의 교류가 기대된다"며 동아리 활동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당시에는 다들 집에 있다가 나오는 상황이다보니 열정도 없고, 형식상 하는 것 같아 재미가 없었는데 활발한 분위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동아리관에는 다양한 동아리 홍보 포스터가 외벽을 채우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사람은 한복을 입고 캠퍼스를 활보하는 김희원(전기전자공학부·4학년) 학생이다. 그는 "날씨가 좋기도 하고, 총학생회실에서 일할 것이 있어 근무복으로 입었다"며 "평소 한복과 전통의상에 관심이 많아 종종 입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김 씨에 따르면 고려대의 이번 동아리 활동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일문화연구회 동아리에는 약 80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동아리 박람회도 다수의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는 "이번 주에는 고려대와 연세대의 합동 응원전도 있기 때문에 파란색 옷을 입은 대학생들도 모여 잔뜩 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종종 교류하며 라이벌 구도의 행사를 진행하는데 고려대는 빨간색, 연세대는 파란색으로 소속감을 나타낸다.

 

13일 오전 11시께 학생들로 북적거리는 고려대 전경. (왼쪽 아래)사진은 고려대 유학생인 사비나(Sabina·21학번) 학생이다. /조인영 영상취재기자 iy@

캠퍼스가 살아나면서 대학 간 교류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라틴 댄스 동아리 '불아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모(3학년) 학생은 "코로나19 동안은 동아리 모임이나 활동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다시 할 수 있게 되면서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타 대학과의 교류도 다시 시작돼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2년 동안 멈췄던 정기 공연도 작년부터 다시 재개됐다고 덧붙였다.

 

유학생들의 한국 대학 캠퍼스 생활 기대감도 남다르다. 고려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사비나(Sabina·21학번) 학생은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 있고, 친구들도 사귈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모국에서는 이미 마스크를 안 쓰고 생활해 왔었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11시께 고려대 학식당의 모습. /조인영 영상취재기자 iy@

 

◆식비 아끼고자 '학식'...대면 강의 재개에 '전·월세' 가격도 올라

 

캠퍼스 생활의 기대감과는 별개로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부담은 더해지고 있다. 경희대의 권나영학생은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학식이 가성비가 좋다, 저렴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와 보니까 학식과 대학가 주변 식당들의 가격이 비슷했다"며 생활비 부담을 토로했다. 통학을 하고 있는 권 학생은 식비에 교통비까지 쓰다 보면 매일 만 원 안팎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부담된다는 설명이다.

 

신입생인 경희대 김성현(경영학과·1학년) 학생도 "마스크를 벗으면서 교수님, 친구들 얼굴을 볼 수 있어 정이 느껴진다"면서도 "학식 말고는 다 비싸기 때문에 학식을 먹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식비 부담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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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경희대에서 '천 원 학식'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희대

 

경희대 학식당은 크게 두 군데로 나눠진다. 생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푸른솔문화관 학식당과 정문 부근의 외부 업체 운영 식당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외부 업체가 위탁받아 운영하는 곳은 가격이 나갈 수 있지만 푸른솔문화관 쪽은 저렴한 편"이라며 "이번 주부터 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덜기 위해 '천 원 학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희대의 천 원 학식 행사는 오늘부터 12일 동안 진행되며, 아침을 타깃으로 오전부터 '100명'에게 제공된다. 행사가 처음 시작한 이날은 8시 40분쯤 마감됐다고 알려졌다.

 

자취를 하고 있는 고려대 박현민(영어영문학과·20학번) 학생 역시 "물가가 엄청 올랐는데 자취하는 사람들은 혼자 식재료를 사는 것이 오히려 부담되기 때문에 학식이나 외식을 주로 하게 된다"며 식비 고충을 전했다. 대학가 주변으로 폭등한 전·월세 상황에서 대해서는 "1년 반 전에 자취방을 이미 구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지만 주변에서는 월세가 올라 방을 뺄지말지 고민하는 경우를 봤다"고 설명했다. 박 씨가 구한 고려대 앞 전세 가격은 재작년 시세로 약 2억 원 상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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