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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퍼블리시티권' 도입, 콘텐츠산업 성장 촉진할 것

법무법인 바른 박상오 변호사

'퍼블리시티(publicity)권'에 대해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퍼블리시티권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명인의 성명, 초상 등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사항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권리'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퍼블리시티권이 강력하게 보호되고 폭넓게 활용돼 왔던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명문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권리라는 이유로 그 권리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판례 역시 이를 인정하는 판결들과 부정하는 판결들이 엇갈려 왔는데, 최근에는 부정적인 판결들이 더 많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던 중 부정경쟁방지법이 2021. 12. 7. 일부 개정되면서 '타인의 성명 등 인적식별표지의 무단 사용'이 새로운 부정경쟁행위의 유형으로 추가됐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항 타목).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인적식별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새롭게 규제하는 내용이다. 이는 퍼블리시티권을 금지 규정의 형태로 도입한 것이라고 평가되기도 했다.

 

법무부는 더 나아가 작년 말경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을 신설하는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입법예고 기간 2022. 12. 26.부터 2023. 2. 6.까지). 법무부는 위 민법 개정안의 입법취지를 "SNS, 비디오 플랫폼 등으로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고 유명해진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활용하는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기 위하여 인격표지영리권을 기본법인 민법에 명문화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을 ▲사람이 자신의 성명·초상·음성 등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권리를 명문화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인격표지의 영리적 이용을 허락할 수 있도록 하며 ▲인격표지영리권자 사망 후에도 인격표지영리권은 상속돼 30년간 존속하도록 하고 ▲인격표지영리권 침해 시 침해제거·예방 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법무부는 위 민법 개정안을 2023년 상반기 중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하므로, 퍼블리시티권이 실제로 국회를 통과해 입법으로까지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 하지만 부정경쟁방지법의 개정을 포함해 우리 정부와 국회가 그 동안 논의만 활발했던 퍼블리시티권의 도입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의 도입은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개인의 영향력이 매우 높은 경제적 가치를 갖게 된 현대사회에서 개개인의 재산권을 보다 강하게 보장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콘텐츠 산업,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부디 이번에는 퍼블리시티권이 명문 규정을 통해 명확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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