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 결과 수도권-지방권 대학간 미등록 격차 증가
정시모집서도 비슷한 흐름 예견돼 지방대학 위기 고조
정부차원의 특단 대책 필요해...현재 방안 실효성 미흡
올해 수시모집 결과 서울권과 지방권의 미등록 비율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지방대학 소멸 위기가 고조됐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지방대학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 부족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들의 충원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입시 전문 업체인 종로학원의 분석 결과 수시모집 정원 대 미등록 비율에서 서울권과 지방권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시모집 정원 대비 미등록 비율은 서울권은 3.0%, 지방권은 18.6%로 두 지역 사이 격차는 15.6%p다. 지난해에는 14.8%p였지만 올해 더 심화된 모습이다. 1개 대학 당으로 비교해 보면 서울권은 33명, 지방은 256명 정도의 인원을 채우지 못한 채 수시 모집이 마감됐다.
올해 수시 선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은 곳은 전남 지역으로 인원 대비 32.9%, 제주 28.2%, 전북 24.8% 순이다. 서울과 비교했을 때, 약 30%p 가량의 차이를 보인다.
수시 미충원 인원이 많을수록 정시 이월 인원도 늘어나기 때문에 정시에서도 같은 흐름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 결과 전반적 하향 안정지원 추세로 지방권의 경쟁률이 상승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경쟁률 3대 1 미만 대학의 비율은 지방권이 높다.
입시 전문가들은 통합수능 이후 이과 강세가 심화되면서 이과생들의 문과 교차지원 등 변수가 다양해지자 정시가 합격예측이 매우 불확실한 전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시 이월 인원이 많아질수록 지방대학들의 충원 위기는 고조된다. 종로학원은 수시 비중이 월등히 높은 지방권 소재 대학들이 모집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양상이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방대학들의 소멸 위기는 심화되고 있지만 극복할 방안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이사는 "수시 선발 비중 확대가 특정 지역의 모집난을 덜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어 "자체 경쟁력 확보, 지자체 및 기업 등과 연계된 특단의 취업 대책 등의 정책 플랜이 필요하다"며 "수시·정시 비율을 통해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평가했다. 올해 수시모집 결과를 분석해 봤을 때, 수시 비중을 아무리 높인다 하더라도 수험생들의 지원, 최종 대학 선택은 계획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지방대학 살리기'를 선정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된 방안이 강구되지 않은 상태다. 오히려 정부가 내놓은 굵직한 고등교육 정책은 수도권 대학에게 유리한 기조를 보여 지방대학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난해 대학가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반도체 등 첨단분야 인재양성방안은 관련 학과의 수도권 대학 증원을 허락하면서 지방대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그나마 언급된 지방대학 관련 방안은 지방대 관련 권한 지자체 이관으로 실효성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차제는 선거직인 만큼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적절한 대응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정부 책임 방기하는 '지방대 권한 지자체 위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방대학 위기는 정부가 지방대학을 육성하겠다는 명확한 정책 기조를 수립하고,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종합적, 단계적으로 접근할 때 비로소 진척될 수 있다"며 "정부가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대학 권한을 지자체에 위임하겠다는 것은 중앙정부의 지방대 육성 책임을 지자체로 떠넘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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