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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이 달라졌어요...일상이 된 '오피스빅뱅'

유토이미지

모든 것은 작은 점에서부터 시작한다. 엄청나게 뜨거운 에너지 속 작은 입자들은 결합과 결합과정을 거쳐 폭발한 뒤 퍼져 나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새로운 업무방식과 MZ세대가 중시하는 개인주의, 수평적 문화가 결합해 일터를 변화시키고 있다. 시대 속 하나의 문화가 다른 하나의 문화와 만나 빅뱅 현상을 이뤄내고 있다.

 

오피스 빅뱅은 일하는 공간의 변화부터 시작해 일에 대한 가치관, 일을 함께하는 조직, 또 이들을 경영하는 시스템이 폭발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엔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MZ세대, 2030세대가 있다.

 

◆ 가치관의 변화…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 직장인 4년차인 박모씨(35)는 회사와 거리두기 중이다. 입사 1~2년차에는 일주일에 5번을 야근하며 회사업무를 인생의 중심에 뒀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독서 등 취미활동에 중심을 두고 있다. 최근 정상 출근을 하라고 연락을 받은 박씨는 동료와 함께 회사에 재택근무 3일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씨는 "카페나 집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업무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굳이 1시간 반을 지하철을 타고 가서 업무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 상황을 불편해 하는 사람은 이사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직장인 1년차인 김모씨(27)는 듀얼 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퇴근 후 집에서 회사에서 온 연락을 확인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다. 김씨는 "퇴근할 때마다 다른 번호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다"며 "퇴근 후나 주말, 휴가들도 충분히 보장받는 느낌이어서 듀얼번호를 해지할 필요도, 회사에 알릴 필요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젊은 직장인을 중심으로 불었던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열풍이 2030세대에도 자리잡고 있다. 조용한 사직이란 일보다 자기 삶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퇴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하며 회사와 적정거리를 두는 태도다.

 

지난해 12월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329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딱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된다'라는 설문조사에 10명 중 7명(70%)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동의한 사람들 중 20대는 78.1%, 30대는 77.1%로, 이는 40대(59.2%)보다 약 20% 높았고, 50대(40.1%)보다 약 40% 높았다. MZ세대, 20대와 30대는 40대와 50대보다 '조용한 사직'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용한 사직은 미국에 널리 퍼진 허슬컬쳐(Hustle Culture)와 정반대 되는 태도다. 허슬컬쳐는 개인의 생활보다 일을 중시하고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일에만 몰두하게 만들거나 복종 등을 통해 지나친 압박을 가하는 관행이 2030세대를 조용한 사직으로 내몰고 있다는 설명이다.

 

2030세대의 근속년수는 매년 짧아지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0~29세의 평균 근속연수는 1.85년, 30~39세는 5.2년에 불과했다. 2000년 20~29세의 평균 근속연수가 2.3년, 30~39세가 5.8년인 것에 비교해 빠르게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 조직의 변화…애자일조직

 

조직문화도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소속부서를 통해 상하관계가 뚜렷이 나뉘었다면, 최근에는 애자일(Agile)조직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애자일이란 소속부서에 구애 받지 않고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원이 모여 업무를 수행하는 식이다.

 

국민은행은 각 사업그룹마다 애자일조직인 플랫폼 조직을 마련하고 있다. 플랫폼 조직은 기획, 개발, 운영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획 담당직원과 IT담당, 개발자 등이 속해 있다. 기존에는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더라도 부서와 의견조율을 해야 했다면, 지금은 플랫폼 조직의 팀장에게 결정권이 있어 유연하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2030세대를 대상으로 직장에서 가장 얻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직무경험(전문성)이 51.4%를 차지했고, 많은 급여 21.8%, 본인의 성장 및 성취감 경험이 13.1%가 뒤를 이었다. 수직적 조직문화속에서 강한 소속감에 거부감을 느끼는 2030세대들이 느슨한 연대감을 바탕으로 성취감을 빨리 경험할 수 있어 애자일 조직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코웨이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부터 사원까지 내부 직원간 '님' 호칭을 사용한다. CJ대한통운도 전체 구성원의 60%를 차지하는 2030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주요 임원진을 대상으로 성격유형검사(MBTI)를 실시했다. MBTI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 특성을 이해하고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스템이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받은 만큼 일한다는 태도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라 현명하고 실용적인 것"이라며 "젊은 세대들이 받은 만큼 일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외재적 보상인 돈과 내재적 보상인 성취, 성장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교수는 트렌트 코리아 2023을 통해 "급여와 상여금을 많이 주면 좋겠지만, 돈만으로 좋은 인재를 찾기 어렵고, 상여금의 경우 공정성이 문제가 된다면 더욱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젊은 직원들은 개인적인 성장을 도모하면서도 그 성장이 조직과 일치되길 원하고 있어, 그에 맞게 급여, 상여금제도를 구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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