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연초부터 연말까지 한시도 예측할 수 없는 해였다. 코로나19로 막혔던 우리 사회가 거리두기 완화 추세와 함께 조금씩 일상을 되찾는 과정에서 유통업계에는 과거에서 반면교사할 수 없는 일들이 연거푸 일어났고, 사람들의 삶도 빠른 속도로 변했다. 여느 산업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에 맞닿은 유통가의 일 년도 바쁘게 변했다. 2022년의 유통업계를 2회에 걸쳐 요약해본다. <편집자 주>편집자>
◆1월 오미크론 확산과 설…명절 선물세트의 초 프리미엄화
1월, 유통가는 오미크론과 보복소비의 여파 속에 있었다. 12월부터 이어진 고강도 방역규제는 연말 송년회와 신년회, 명절 인사 나들이 등이 어려워졌고 이는 곧 설 명절 선물세트의 프리미엄화를 불렀다. 특히 '김영란법'의 선물 가액이 상향 조정되면서 10만~20만원대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1월 당시 롯데마트의 사전 예약판매기간인 2021년 12월 9일부터 2022년 1월 11일의 전체 선물세트 판매실적은 12.6% 늘었으며, 10만~20만원 미만 상품의 매출은 49.7%의 큰 신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수백만원대 선물이 쏟아졌고 완판 기록도 나왔다. 신세계백화점은 당시 프리미엄 와인 '킨타 두 노발 나시오날 빈티지 포트' 97년산과 03년산을 400만원에 준비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2월, "잡아라 MZ세대 골프열풍"
유통업계는 빠르게 봄 라운딩에 나설 '골린이(골프+초보를 뜻하는 어린이의 합성어)'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전년도 골린이들의 골프 열풍은 시동에 불과했고 2, 3월의 골프 열풍은 광풍으로 몰아쳤다.
지난해 실제 골프웨어 장르 성장 매출이 2030세대임이 확인되기도 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골프웨어 장르는 56.3% 성장했으며, 특히 20대와 30대 고객의 매출 성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마트는 마트 내 골프 매장도 확대에 들어갔다. 골프 매장에 시타실을 갖추고 전문 판매원을 상주시켜 고객에게 가장 잘 맞는 상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했다. 2월 기준 약 40개점이 골프 매장을 운영했다.
롯데백화점은 한발 더 나아가 10세 전후 어린이까지 타깃으로 삼고 'TPI(Titleist Performance Institute)'에 고도의 분석 장비 시스템과 타이리틀리스트 공인 교육과정을 수료한 전문 코치를 두고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성공을 거뒀다.
◆3월, 해외여행 드디어 시작될까
3월 해외 귀국자에 대한 격리가 면제되고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규제가 하나둘 풀리며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모든 방역규제를 해제하는 국가들도 등장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격리 면제를 발표한 3월 11일부터 13일까지 주말 3일간 해외항공 전체 예약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간 대비 873%, 전월 동기간 대비 281% 증가했다. 이 기간 예약은 지난해 오미크론 확산세 직전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게 상승했던 11월 12~14일과 비교했을 때도 54% 늘었다.
CJ온스타일도 여행사 교원KRT와 17일 진행한 하와이 패키지 여행 방송에서 한 시간 동안 90억원이 넘는 주문금액을 기록하는 기록을 세웠다. 고객 주문 전화만 1200건을 넘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지난 11월 28일 유럽 패키지 방송 이후 4개월 만에 재개된 해외여행 방송으로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쳤다"고 밝혔다.
◆4월, 리오프닝 시작하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감소세에 따라 중순 이후 모든 사회적 방역조치를 해제한다고 선언한 후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유통가는 물론 사회 전체에 커졌다. 가장 먼저 리오프닝을 앞두고 과감한 이벤트를 연 곳이 바로 롯데였다.
롯데는 4월 1일 롯데홈쇼핑의 자체 캐릭터 '벨리곰' 조형물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메인 광장에 세웠다. 아파트 4층 높이의 15m 초대형 벨리곰과 2m 크기의 벨리곰 조형물 6개가 전시되자 단 2주만에 방문객이 200만명을 돌파했다. 1일부터 24일 동안 총 325만명이 벨리곰을 다녀갔다.
홈쇼핑과 주요 e커머스 기업들도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쏟아냈다. 홈쇼핑업계는 더 과감하게 주요 국가 여행 패키지 상품을 냈고 주 1회 이상 해외여행 관련 방송을 편성했다. 웨딩시즌의 도래와 함께 웨딩 프로모션도 계속됐다.
◆5월, 리오프닝도 못 막은 고물가와 소비위축
5월 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4.8%였다. 전월 보다 0.7%p 오른 상승폭에 2008년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한 부문이 쏟아졌다. 유통가는 리오프닝 특수와 사전 비축 물량을 통해 지난 3개월여 높은 물가 상승률에도 비교적 선방했지만 이미 한계까지 줄어든 마진율에 사면초가 상태가 됐다.
이마트는 5일부터 7일까지 국내산 돈육 할인행사에 나서며 평소 판매량의 4배 수준에 달하는 약 400톤(t)을 매입했다. 거리두기 완화와 국제 곡물가 상승 등으로 축산품목의 경매가격이 이틀 사이 40% 이상 상승하는 등 시세가 크게 출렁였던 탓이다. 롯데마트도 CA저장 사과 600t을 방출하기로 결정하는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가격방어를 위한 고육지책을 쏟아냈다.
◆6월, '런치플레이션'에 점심이 무섭다
6월 등장한 신조어 '런치플레이션'은 유통가 전반을 휩쓸었다. 점심을 뜻하는 런치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을 합친 '런치플레이션'은 외식물가 상승으로 인한 점심 비용이 부담스러운 상황을 뜻한다.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 PB상품 구색을 크게 늘렸다. 주이용고객층인 2030세대 1인 가구가 주로 식료품과 간편식을 구매하는 데에 착안해 초저가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CU는 야채와 고기를 소포장한 '싱싱생생' 15종을 선보였고, GS리테일은 GS25에서도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GS더프레시의 PB상품 '리얼프라이스'를 취급하기로 했다. 세븐일레븐도 가성비 PB도시락 '제일맛집 시리즈 시즌2'를 출시했다. 제일맛집 시리즈는 1020세대 고객을 겨냥해 2월 첫 선을 보였는데, 이때는 직장인이 타깃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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