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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무분별한 '대학기본역량진단' 폐지, 개혁 아닌 '교육 후퇴' 우려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규제완화' 두고 교육계 시시비비
(전문)대교협 기관평가 인증은 교육개혁으로 볼 수 없어
오히려 고등교육 질적 하락·교육 후퇴 야기할 것 우려해

대학 강의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2 서울대학교 새내기대학' 행사에 참여한 새내기 대학생들의 모습이다. /뉴시스

교육부가 '대학 살생부'였던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를 폐지하면서 4대 요건 규제 완화와 대교협·전문대교협 등의 기관평가 인증 내용을 발표해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오히려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려 교육 여건의 후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가 시사한 '대학 규제완화' 방안을 두고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16일 교육부는 '대학 설립·운영 규정'에서 규정한 4대 요건(교사, 교지, 교원, 수익용기본재산) 기준은 유지하되, 운영 시 적용하는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제3차 대학 규제개혁 협의회'와 '제9차 대학기본역량진단제도 개선협의회'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혁신을 가장한 무분별한 규제 완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학교육연구소는 20일 '사학 운영자 입장만 전폭 수용한 '규제 완화' 정책 당장 중단해야'라는 보고서 통해 규제 완화를 반대했다. 대교연은 "교육여건 논의는 고등교육 육성 정책과 정부 재정지원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며 "대학 혁신 지원을 가장한 무분별한 규제 완화 정책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 요건 대폭 완화 방안은 '규제 완화'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춰, 사학 운영자들의 요구를 전폭 수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사학 운영자들은 수익용기본재산 확보기준 및 소득액 전출 비율 완화, 기준 초과 교육용자산의 수익용 전환 등의 규제 완화를 요구해 왔다.

 

특히 교육부 주도의 대학 재정지원 평가가 폐지되면 2025년부터 대학은 사학진흥재단의 재정진단, 대교협·전문대교협의 기관평가 인증을 받게 된다. 이에 교육계는 전문대교협·대교협 등의 기관평가 인증은 편향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규제 완화로 인한 교육 여건의 후퇴도 우려되고 있다. 완화된 4대 요건은 학과 신설, 정원 조정, 위치변경, 통폐합 등 대학 운영 전반에 적용돼 무분별한 구조조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교연은 "신분이 불안정한 비전임교원이 확대되고, 종국에는 교원과 학생 모두에게 교육·연구 여건이 퇴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예를 들어 이공계열 선호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공계열 교원 법정 기준은 엄격해 더 많은 교원 충원해야 한다. 하지만 교원확보율 요건이 폐지되면 교원 미충원 시에도 구조조정 가능해진다. 또한, 이번 계획에는 겸임·초빙 교원 비중을 1/3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전임교원 충원을 최소화하는 방책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전국교수노동조합 역시 성명서를 내고 "대학의 시설·건물·토지 규정의 완화는 일처리의 앞뒤가 뒤바뀐 정책이며, 교육의 질적 하락과 각종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교원확보율 기준의 폐지는 노동여건이 열악한 비정년트랙과 비전임교원을 대규모로 양산해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보수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대학이 정부의 재정 지원 통제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회복하고,이중 평가부담에서 벗어나 교육·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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