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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서울] (126) 조선시대 군사들이 무예 익히는 장소였던 중구 '훈련원공원'

19일 오후 한 시민이 훈련원공원 앞을 지나가고 있다./ 김현정 기자

훈련원은 조선시대 병사들이 무재 시험을 치르고 무예를 연마하고 무경 강습을 받는 곳으로, 태조 이성계가 조선 개국 때 만든 관청 중 하나다. 설치 당시인 1392년에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인근에 자리했으며, '훈련관'으로 불렸다. 태종 때 현 위치(중구 을지로5가)로 옮겨졌고, 세조 12년(1466년)에 '훈련원'으로 개칭됐다.

 

오랜 기간 조선의 중요 군사 시설 기능을 유지했던 훈련원은 대한제국 말기 국권피탈 과정에서 정미7조약 체결에 의해 군대 해산과 함께 해체됐다. 중구에 따르면, 훈련원이 사라진 뒤 이 땅은 경성사범학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헌법재판소,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주차장 등으로 이용됐다.

 

서울시는 쌍용건설과 민자유치 사업으로 1994년 8월 '훈련원공원 및 주차장 건설 공사'에 들어가 1997년 준공해 운영을 시작했다.

 

◆훈련원폭포·장군 동상··· 다채로운 포토스팟

 

지난 19일 오후 훈련원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지난 19일 오후 조선시대 군사 훈련장인 '훈련원공원'을 찾았다.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6번 출구로 나와 을지로5가 사거리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쪽으로 방향을 틀면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훈련원공원은 국립중앙의료원과 방산시장 사이에 자리했다. 공원은 하늘 위에서 보면 등껍질을 가진 동물 천산갑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처럼 생겼다. 공원 중앙에는 원형광장이 조성됐고, 1시 방향에 훈련원폭포에서부터 시작해 반시계방향으로 문숙공 윤관 장군 동상, 박웅진 시비, 정자, 훈련원공원 종합체육관이 차례로 들어섰다.

 

이달 19일 오후 훈련원공원 내 설치된 훈련원폭포를 구경했다./ 김현정 기자

낮은 계단 곳곳에 직사각형 벽돌이 띄엄띄엄 박혀 있는 훈련원폭포는 동절기라 가동이 중단됐지만, 수경 시설 위에 눈이 소복이 쌓여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흰 눈은 물줄기가 거대한 돌산 위에서 연못 아래로 세차게 떨어지며 생겨난 거품처럼 보였다.

 

중구 훈련원공원 안에 문숙공 윤관 장군의 동상이 설치돼 있다./ 김현정 기자

흐르는 듯 멈춰있는 폭포 옆에는 갑옷을 입은 장군 동상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 적을 경계하는 듯 날카롭게 부릅뜬 눈과 산전수전 고생하며 투박해진 손이 눈에 들어왔다. 동상의 주인공은 고려시대 때 여진 정벌로 영토 확장에 큰 공을 세운 문숙공 윤관 장군이었다. 파평윤씨 대종회는 "문숙공의 호국 정신과 애국 충정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1980년 5월 서소문공원에 동상을 건립했다"면서 "2016년 서소문공원 재조성으로 숙고 끝에 조선시대 장병들의 훈련지였던 훈련원공원으로 동상을 이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종반정 도모 현장

 

이달 19일 오후 한 어르신이 훈련원공원 종합체육관 앞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에 따르면, 훈련원은 중종반정을 도모한 곳이기도 하다. 중종반정은 1506년 박원종, 유순정, 성희안이 주동이 돼 연산군을 몰아내고 그의 이복동생인 진성대군을 왕으로 옹립한 사건이다. 반정 주동자들이 거사를 위해 모인 장소가 바로 훈련원이다. 훈련원이 군사 훈련장을 겸해 규모가 매우 커 거사에 동원할 무사들이 모이기 적합했고, 연산군이 머물던 창덕궁과 가까웠기 때문이다.

 

서울역사편찬원은 "박원종 등이 거사 전날 늦은 밤에 훈련원에 도착하자 무사와 장수들이 호응해 운집하고 정승들을 비롯한 문무백관과 군민들도 속속 모여들어 거리와 길을 메울 정도였다고 한다"면서 "그만큼 연산군의 폭정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원은 연산군 외에 이순신 장군과도 인연이 깊다. 조선시대 무관들은 훈련원에서 무과를 비롯한 도시(조선 시대에 무사를 선발하기 위해 실시하던 시험) 같은 각종 시험을 쳤고, 활쏘기 등 무예를 다졌다. 충무공 이순신이 별과 시험 중 말에서 떨어져 왼쪽 다리에 부상을 입은 곳이 훈련원이다.

 

이달 19일 오후 한 젊은이가 훈련원공원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다./ 김현정 기자

과거 군사 훈련장이었던 훈련원은 현재 동네 주민들이 체력을 기르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날 오후 훈련원공원을 찾은 어르신은 종합체육관 앞에 설치된 운동 기구로 체스트 프레스, 온몸 근육 풀기, 하체 흔들기 운동을 했다. 검정색 장갑과 목도리로 무장한 청년은 스케이트보드로 광장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을 오가며 보드 타기 연습에 열을 올렸다.

 

훈련원공원 종합체육관에서는 배드민턴, 에어로빅, 탁구 같은 생활 체육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배드민턴과 에어로빅 교실은 어르신들이 주로 참여한다"면서 "탁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현재 회원 등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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