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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카페 옆에 카페' 포화된 커피 시장…커피 전문점의 생존전략은?

서울 시내 스타벅스 매장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국내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위기를 돌파할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테이크아웃 수요가 늘어나자 저가 저피 전문점 수가 크게 늘었다. 이디야커피가 약 30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가 각각 2000개, 1720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빽다방과 더벤티도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이 운영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커피 전문점은 총 9만463개로 1년 전보다 1만2920개 늘었다. 하루에 평균 35곳의 카페가 문을 연 셈이다. '카페 옆에 카페'라는 말이 그저 우스갯소리가 아닌 것이다.

 

카페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물가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늘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커피 가격을 200~300원 가량 인상했다. 이에 '가성비 커피'라는 강점이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커피의 경우는 타 저가 커피 브랜드보다 포지셔닝이 애매하다는 분석이다. 가격 면에서 봤을 때 고급 브랜드와 저가 커피 브랜드 사이에서 어중간한 금액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디야커피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3200원이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 등 저가 브랜드는 1500원에 판매하고, 고급 커피전문점은 4000원대 후반대 가격에 아메리카노를 판매하고 있다.

 

이에 이디야커피는 아메리카노 이외에 다른 메뉴 가격은 소폭 올리는 대신 매장을 대형화·고급화시킨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디야커피는 지난 23일부터 일부 직영점에서 샷을 추가하고 용량을 13oz(368㎖)에서 18oz(510㎖)로 늘린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기존 가격과 동일한 3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이달 말까지 테스트 기간을 거쳐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핀 후 이르면 다음달부터 전 매장으로 아메리카노 사이즈업 제공을 확대할 예정이다. 통상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사이즈를 한 단계 키우면 400~500원의 추가 비용을 받기 때문에 일반 아메리카노를 구매했을 때 할인을 받는 것과 다름없다.

 

이디야커피 매장 야간 전경/이디야커피

이디야커피 측은 "커피맛은 이미 검증됐기 때문에 용량을 늘리면 저가 커피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메가커피는 최근 홈카페 트렌드에 착안해 스틱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울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해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손흥민의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를 앞세워 브랜드 정체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빽다방은 시즌별 계절 음료와 디저트를 출시하며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올 겨울에는 오트라떼와 고메버터 소금빵을 출시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와 달리 스타벅스와 폴바셋 등 고급 커피 전문점들은 고급스러운 공간과 스페셜티 커피를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커피프랜차이즈업계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전체 커피 시장(6조원)의 20% 가량을 차지한다. 본인의 취향을 찾는 데 적극적이고, 스몰 럭셔리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스타벅스의 스페셜티 전문 매장 스타벅스 리저브(R)와 매일유업 폴바셋이 스페셜티 커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A)'의 평가를 거쳐 기준점수 80점 이상을 받은 전 세계 상위 7%의 커피를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소비자들은 커피의 맛과 형태뿐 아니라 경험적인 소비 요소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일반적인 커피는 많지만 프리미엄,럭셔리 커피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 점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국내에 진출한 미국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진출 3년 만에 흑자 전환했으며, 블루보틀커피코리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27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달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퍼센트 아라비카 커피(% coffee)' 국내 1호점을 오픈했다. 퍼센트 아라비카 커피의 시그니처 메뉴인 '교토라떼'의 가격은 7300원이며 카페라떼, 아메리카노는 6500원과 5500원으로 스타벅스의 판매 가격보다도 1000원 가량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소비자들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모습이고, 고급 브랜드는 커피뿐만 아니라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에 투자하는 모습"이라며 "커피 시장에서도 양극화된 소비 패턴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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