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부터 일본 무비자 여행 재개되고 국제선 증편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항공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여객 수요 회복 호재 속에서도 3분기 실적은 어두울 전망이다. '킹달러'와 유가 상승으로 높은 유류세가 실적 상향을 더디게 만들어 항공업계의 시름이 깊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면서 비용 부담이 커져 환차손이 크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는 항공기 리스비, 유류비 등을 모두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수익성 악화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유류비 지출이 180억원 늘어나고 10원 오를 때마다 284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그 결과 3분기에만 3500억원 이상의 환손실로 자본잠식의 가능성에 처했다.
저가항공사(LCC)들의 처한 환경은 더욱 엄혹하다. 티웨이항공의 상반기 외화환산손실은 503억원을, 제주항공은 260억원, 진에어는 224억원의 환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에어부산의 경우는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이미 자본 총계 -203억원을 기록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유상증자로 약 1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3분기 내로 벗어날 것을 기대 중이지만 고환율이 발목을 붙잡는 모습이다.
유가 상승 우려도 항공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다행히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내렸다. 대한항공이 내달 유류할증료를 이달보다 3단계 하락한 14단계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적용한다. 편도 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3만3000원에서 24만4500원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된다. 올해 여름 최대로 부과됐던 유류할증료 금액은 33만9300원이었는데 이와 비교할 때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상태다.
LCC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소폭 내려가고 있지만 어려운 상황이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3분기는 화물기를 원활하게 운영한 대형항공사(FSC) 외에는 모두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 노선 확대로 여객이 늘긴 했지만 해당 노선에서 이룬 수익은 4분기 때나 수익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행 비행기를 이용한 여객 수는 6만193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33명 보다 5만8704명 늘어난 수치다. FSC 관계자는 "일본 여행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14만3236명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올해 고용유지지원금까지 종료된 상황이라 해당 지원금을 받던 항공사들은 보릿고개를 넘긴다는 마음으로 4분기를 보내고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방역이 대대적으로 완화되고 중국 노선을 제외하고는 노선 회복이 속도를 내고 있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용상황이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올해 12월 말이나 되어야 다시금 여론을 살펴 고용유지원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연말까지 운항편수를 코로나19 이전 대비 50% 안팎으로 회복할 것을 목표로 내놓은 바 있는데 현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일본 노선 회복에 의지해 현재 30%대에 머물러 있는 운항편수도 50%까지 올라갈지 미지수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50%까지 회복한다 하더라도 이는 '운항편수' 회복이지 '여객' 회복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LCC 관계자는 "운항편 회복 50%가 이뤄진다고 해도 '정상화'라는 표현을 쓸 수 없다"며 "당분간 환율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질 텐데 어떻게 버텨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일본 관광 수요를 통해 남은 4분기 동안 최대한의 수익을 올리고, 12월에 들어가면 동남아 노선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각종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할인을 진행할 수 없는 유류할증료 대신 항공비를 줄여가며 모객에 힘쓰는 모습이다.
진에어의 경우는 12월 1일에 베트남 나트랑을 신규 취항하고 일본 삿포로행 노선도 인천발 12월 1일, 부산발 12월 23일부터 운항을 재개한다. 제주항공도 오는 30일부터는 김포~오사카 노선과 인천~삿포로 노선을 하루 2회씩 주 14회 일정으로 재운항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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