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추경 예산안 통과...낡은 교실 개선 본격화
'청소당번', '청소쌤'이 아닌 전문 청소 업체가 교실 청소
화변기 사용에 걱정 많은 어린이 위해 좌변기 교체 나서
서울시의회가 서울교육청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하반기 서울 학교에 일어날 변화가 본격화됐다. 낡은 화변기·책걸상 등은 학교를 떠날 예정이며 교사·학생들이 맡았던 청소까지 전문 업체에 넘겨진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9일 추경 예산안이 통과됨에 따라 세 가지가 교실과 학교에서 사라진다. 간단하게는 교사·학생 손에 맡겨졌던 빗자루와 대걸레, 화변기, 낡은 책걸상 등이다.
과거 초등학교에서는 수업 후 '청소반장', '청소 당번'이 교실 마무리를 담당했다. 최근에 들어서는 청소가 담임 교사들 몫으로 돌아가면서 책상 줄 맞추기, 쓰레기 버리기, 청소기안의 먼지 버리기 등 교사들이 혼자 교실 정리를 마무리하는 경우도 대다수다. 하지만 앞으로는 전문적인 청소업체를 지원해 교실을 청소한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교사들도 교실 청소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교사가 직접 교실을 치우던 초등학교는 565곳, 특수학교 32곳이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걱정이 많았던 화변기도 학교에서 자취를 감춘다. 화변기는 흔히 '왜변기'로도 불리며, 이번에 사라지게 될 화변기는 1055개 학교에서 2만3057개이다.
화변기의 경우, 사회에서는 점차 없어지고 있지만 학교에는 남아 있어 이를 사용하기 어려워 하는 어린이들이 종종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모인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에서는 좌변기 유무를 물어보며 좌변기 사용법에 대해 예습해야 되는지 물어보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초등학교에 갔는데 3층은 좌변기가 아니라 1층으로 내려갔다네요', '아이가 좌변기 사용법을 모르는데 가르쳐야 될까요?' 등의 물음으로 저학년이나 이제 막 입학하는 어린이들 둔 학부모들의 걱정이 대부분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사용법을 모르는 것은 차치하고도 단순히 화변기 사용을 싫어해 화장실을 참다가 하교 후 집에서 해결한다는 이야기들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 8년 넘은 낡은 책걸상들도 교실을 떠난다. 이는 학교 노후화 개선의 일환으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포함해 총 9만8624개의 노후 책걸상이 사라진다.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은 "지난 29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의결한 추경안에 따라 서울학교의 3대 숙원이 풀리게 됐다"며 "아이들과 교사들이 더 깨끗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교육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추경 예산안 가운데는 청소용역비 예산 113억원이 담겼다. 화변기 전면 교체예산은 392억원, 노후 책걸상 교체예산 99억원 등을 포함해 604억원(113억+392억+99억)의 '청결 예산'을 학교와 교실을 위해 쓸 수 있게 통과된 셈이다. 특히 화변기 교체는 서울시교육청이 연차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교체하려 했으나 이번 추경을 계기로 속도가 5년 정도 빨라졌다.
서울학교의 3대 숙원사업 외에도 '안전예산'이 충분하게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소규모 석면 보수(68억원) ▲다목적 체육관 공기순환기 설치(114억원) ▲전기소방 등 노후 위험시설 개선(1178억원) 예산 등이 의회 승인을 거치면서 학교 시설 점검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학교 점심(무상급식) 예산도 5080억원에서 5251억원으로 171억원 늘려 잡아 급식 지원에 더 힘쓴다. 조 교육감은 "아이들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과 맛있는 밥을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시의회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경 예산안 통과를 통해 이제까지 주춤하던 조 교육감의 3기 행보에도 변화가 생긴다. 진통이 길었던 추경 예산안이 통과된 만큼 서울시교육청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Metro. All rights reserved. (주)메트로미디어의 모든 기사 또는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주식회사 메트로미디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7길 18 ㅣ Tel : 02. 721. 9800 / Fax : 02. 730. 2882
문의메일 : webmaster@metroseoul.co.kr ㅣ 대표이사 · 발행인 · 편집인 : 이장규 ㅣ 신문사업 등록번호 : 서울, 가00206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2546 ㅣ 등록일 : 2013년 3월 20일 ㅣ 제호 : 메트로신문
사업자등록번호 : 242-88-00131 ISSN : 2635-9219 ㅣ 청소년 보호책임자 및 고충처리인 : 안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