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회사는 B회사와 2017. 8. 총판계약을 체결했으나 A회사는 지급기일까지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A회사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진행했고 2019. 3. 18.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이루어졌다. A회사의 관리인이 2019. 5. A회사와 B회사 사이 총판계약을 해제했는데, 2020. 3. 11. A회사의 회생계획안이 인가되지 않은 채 회생절차폐지결정이 내려져 확정되면서 A회사에 대한 채권자들의 권리변경이나 채무면제가 없던 일이 됐다.
이후 A회사는 이미 총판계약이 해제됐음을 이유로 B회사에 총판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2억 원의 반환과 공정증서에 기초해 취득한 공탁금출급청구권의 양도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경우 B회사는 회생절차폐지결정으로 인해 관리인이 진행한 계약해제의 효력 역시 부인돼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채무자회생법 제288조 제4항에서는 '회생계획이 인가된 후 회생절차폐지결정이 이뤄진 경우, 회생계획의 수행과 채무자회생법의 규정에 의해 생긴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정함으로써 회생절차 개시 후 이뤄진 행위의 법적 효력은 회생절차 폐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위 사안은 회생계획안의 인가를 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회생절차폐지결정이 발령된 경우인 바, 채무자회생법 제288조 제4항의 경우와 동일하게 그간의 행위에 대한 법적 효력이 유지된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된 것이다.
대법원은 회생계획의 인가 여부를 불문하고 회생절차 개시 후 있었던 법률관계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회생절차폐지결정은 그 확정 시점이 회생계획 인가 이전 또는 이후인지에 관계없이 소급효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 따라 관리인이 쌍무계약을 해제·해지한 경우에는 종국적으로 계약의 효력이 상실되므로, 그 이후 회생절차폐지결정이 확정되더라도 위 조항에 근거한 해제·해지의 효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회생절차의 폐지로 인해 회생절차 개시 후 이뤄졌던 모든 법률행위가 소급하여 효력을 잃는다면 이에 관여한 당사자들의 법률적 지위가 매우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를 불문하고 회생절차 내에서 이뤄진 쌍무계약에 대한 해제권, 해지권 행사의 효력은 여전히 존속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거래 당사자가 현재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회사로서는 관리인에게 계약의 해제나 해지 또는 그 이행의 여부를 확답할 것을 최고할 필요가 있다(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2항 본문). 만일 회사의 최고를 받은 후에도 30일 이내 관리인이 확답하지 않는다면 관리인은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계약 존속 여부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같은 법 제119조 제2항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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