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전력이라지만 현실은 절망적
특전사, 우수인재풀에서 말라가는 논바닥
'대체불가 전력'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 특수작전사령부(특전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우리나라 특전사가 더 이상 '오늘밤 바로 싸울 수 있는 최강의 전사집단'이 아니라는 우려가 우방국 장교들로부터 들려오고 있다.
기자가 현역 장교시절부터 연을 맺어온 미국 육군 장교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한다. 그는 며칠 전 "한국군이 일본자위대보다 못하게 느껴진다"는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기자가 일본 유학시절 목격한 자위대는 임무 중에 범칙금 스티커를 경찰로부터 받아들던 그런 조직이었다.
그는 "군대인 한국군은 점점 오합지졸 시민군의 모습이 되어가고, 군대가 아닌 자위대는 점점 군대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행정적 관리 성격이 강한 한·일 양국인데 한국군은 버블경제 시절의 자위대로, 자위대는 실전성을 따지던 베트남전쟁의 한국군으로 각각 엇갈리게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군 내부에서도 '한미연합 KCTC훈련에 참가한 미군장교가 남긴 이야기'가 떠돌고 있다.
내용의 핵심은 ▲야간전투 및 작전지속지원 능력은 한국전쟁 수준 ▲지휘소에 불려가기 바쁜 중대급 지휘관들은 청년장교로서의 열정과 투지를 거세당함 ▲고급장교들은 멍청할 정도로 제병지휘능력이 부족 ▲중대·대대·여단장이 이해하는 군사용어의 의미가 각각 다름 ▲전투기술은 장교·부사관·병 모두 일반인 수준임에도 워리어(용사)라고 생각함 등이다.
대체불가 특전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전사에는 비전과 미래가 없어 전역하고 고향에서 경찰로 복무하겠다"는 말을 최근 건낸 후배는 인품과 전문성에 있어서도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멋진 특전 중대장이었다.
그런 그도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긴 힘들었나 보다. 특전사의 핵심전력인 부사관들도 암울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걱정은 마찬가지다. 후배를 끌어 줄 선배가 없고 대대장급 지휘관들과 최선임 부사관들은 부대관리에만 빠져 있다는게 이들의 전언이다.
뛰어난 부사관들은 전방 특공·수색으로 빠져나간다. 그들의 빈 자리에는 행정관리적인 ▲자기진단문진표 ▲월간개인보안결산 ▲문제가 존재할 수 없는 인성검사 ▲팀(중대)훈련보다 우선되는 잡초 뽑기 등 비정상적 부대운용이 차곡차곡 들어선다.
'강철부대'라는 TV방송에 가려진 특전사의 이러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중장 전역)은 특전사 출신이 아님에도 이런 문제를 혁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휘관이 바뀌면서 예전으로 돌아갔다"는 게 특전부사관 다수가 꺼내는 푸념이다.
고난이도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원에게는 심리적·인성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문제가 보이면 대원의 치료보다 대대평가점수를 걱정하는데 누가 특전사에 남아있을까.
임무능력 향상을 위해 구매한 외산 전술화를 신지말라고 지시하면서 그 근거마저 제시못하는 지휘관들. 그런데 독사때문에 목이 낮은 전술화를 신지 못하게 한거라면 뱀이 사람을 공격하는 영상이라도 좀 봤으면 한다. 특전대원들이 이름에 걸맞게 전투력을 갖는 날이 오길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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