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초중등교육 분야 주요 재원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손질하는 방안을 내놓자 교육계가 한목소리로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인재 육성 투자수요 등을 감안해 교육부문 간 균형있는 투자를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현재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구성되며 유초중등교육에만 투자되고 있다. 정부는 항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규모를 줄이거나, 지방소멸과 함께 어려움을 겪는 지방 대학 재정 확충 등을 위한 제도 개편을 예고했다.
다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 규모를 줄이기보다는 고등교육 부문에도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고쳐 대학도 교부금의 수혜기관에 포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법적인 교부율을 건드린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고등교육까지는 교부금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도, 대상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교총(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국내 주요 교원단체들은 정부의 이런 발표 이후 각각 설명을 내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총은 "유초중등 학교 현장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학생 교육환경은 역할한 상황"이라며 "유초중등 교육교부금을 축소하려 할 게 아니라 대학 재정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해 확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학생이 감소해도 학교, 학급, 교원이 늘어 재정 수요는 더 많아지는데도 재정 당국은 아직도 학생 수가 감소하니까 교부금을 줄여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현재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니까 국가 예산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교총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특성화고 지원, AI·메타버스 기반 교육 강화, 고교학점제 대비 교원 확충 등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는 미래 교육환경 구축에 찬물을 끼얹고 교육을 과거로 회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코로나19에 따른 교육 회복과 학급당 학생 수 20명 상한 등 교육여건 개선이 시급한 때에 유초중등 교육예산을 줄여 고등교육 예산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며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으로 제출한 저출산 대응, 지방소멸 대응을 말하면서 초중등 교육예산을 줄이라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노조연맹도 "지방재정교부금을 고등교육 재정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은 저출산, 초고령 시대 진입을 앞두고 인구절벽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복지 확대가 무엇보다 필요한 국가적 과제라는 것을 망각한 졸속 정책으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예산을 축소될 경우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 대신 학생 교육에 직접 투입되는 예산부터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교총은 "학교회계의 대부분은 인건비, 시설비, 기관운영비 등 경직성 예산이며 학생교육활동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경비는 지금도 부족하다는 게 학교현장의 목소리"라며 "교육예산을 축소하면 경직성 경비는 손댈 수 없으니 학생들에게 투입되는 예산부터 삭감될 것"이라고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집행하는 시·도교육감들도 정부의 이 같은 방안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시도교육감협의회장에 당선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초중등교부금을 대학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육감들께서 부정적"이라며 "고등교육교부금특별법을 만들든지 해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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