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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물가 폭탄에 속도 붙은 금리인상…이유는?

기준금리 올려 풀린 돈 회수 나서
통화 유동성 줄여 물가 안정 기대
"5~7월 물가 5%를 넘을 가능성"

/유토이미지

한국은행이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선 것은 치솟는 소비자물가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상승 대비에 나선다. 기준금리를 올려 풀려 있는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지난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행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를 두고 금융시장에선 예상했던 결과라며 본격적인 금리인상 시기에 접어 들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동결 등을 이어온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들어 코로나19 속에서도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이어 5월까지 기준금리를 0.25%p 올렸다. 금융시장에서 금리인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한은이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다.

 

앞서 한은은 지난 2020년 3월과 5월 기준금리를 연 0.5%p, 0.25%p 낮췄다. 이후 지난 7월까지 14개월 동안 9차례 연속 동결해 왔다. 이에 따라 통화량이 크게 늘며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화 및 유동성 지표 증가율 추이. /한국은행

시중 통화량은 코로나19 여파에 2019년 4월 말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금리인상으로 시중 통화량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올 2월 시중 통화량은 전월보다 낮은 수준으로 늘었고, 3월 들어 201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광의통화량(M2 기준)은 3658조5000억원에 달한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인 M2에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을 비롯해 머니마켓펀드(MMF)·2년미만 정기예·적금·수익증권·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조건부채권(RP)·2년 미만 금융채·2년 미만 금전신탁 등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관건은 물가 상승이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물가 상승률은 4.1%다. 이는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0%보다 두 배 이상 높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8%로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개인서비스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의 영향을 받았다.

 

한은에서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무려 4.5%까지 상향했다.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이 4%를 기록한 것은 10년 10개월 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곡물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식료품과 관련된 여러 품목의 물가가 상당한 정도 오래 지속돼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이 4%대를 가져가다가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평균적으로는 2.9%, 3%를 예상하고 있지만 상당한 경우 내년 초까지만 해도 4%, 3%의 물가상승률이 유지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물가가 5~7월은 저희 판단으로 5%를 넘을 가능성이 확정되다시피 하다고 본다"라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보다도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물가 상방 위험이 있고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물가가 성장률 보다 높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희 생각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고 2% 아래로 떨어지진 않을 것 같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우려하기보다는 물가 상방 위험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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