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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20년 기업에서 미래를 찾다] '아름다운 승계' LS그룹, 더 아름다운 30년을 향해

LS그룹은 전기차 부품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거점인 LS EV 코리아 공장을 준공하고 EV 충전 사업을 위한 LS이링크를 설립했다.사진은 LS EV코리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구자은 회장. /LS

LS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국내 17위 대기업 집단이다. 계열사 58개에 공정자산총액이 26조원에 달한다. 사업 대부분이 B2B에 집중된 탓에 대중적인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착한 기업'으로는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선진 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LS그룹은 메트로가 창간한 2002년 한창 출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LG그룹 창업주인 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들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회장이 LG전선(LS전선)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를 추진하면서 2003년 LG전선그룹으로, 2005년에는 LS그룹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LS그룹은 여러명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지만, 20년 간 단 한 번도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지 않고 '아름다운 경영 승계'를 이어온 대기업으로 잘 알려져있다. LS그룹 초대 회장을 맡았던 故 구자홍 회장은 '사촌 공동 경영 원칙'을 세웠던 선친의 뜻을 따라 2013년 사촌인 구자열 회장에 자리를 넘겼고, 올해부터는 또 사촌인 구자은 회장이 자리를 물려받아 그룹을 이끌고 있다.

 

LS전선 폴란드 공장 /LS

구자홍 회장은 LG전선 그룹이 비주력 사업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LS 계열사를 안정적으로 독립하고 크게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2003년 처음 계열 분리를 할 때만 해도 매출이 7조원대였지만, 경영을 물려준 2013년에 매출을 27조원 수준으로 4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경영 능력을 증명했다.

 

구자홍 회장은 정보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LS전선을 글로벌 첨단 기업으로 육성해냈다. 국내 최초로 해저 케이블 국산화에 성공하고 2009년 생산 공장을 준공하는 등 국내 케이블 산업 경쟁력을 전세계로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LS전선아시아가 베트남에 공급한 해저케이블. LS는 현지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의 해상풍력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S

구자홍 회장은 LS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세계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수출 확대 뿐 아니라, 2005년 중국 우시 LS산업단지를 준공하고 2008년 미국 슈페리어에식스를 인수하는 등 전세계에 공급망을 새로 구축하며 LS전선을 세계 3위 전선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해외 유학과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근무 경험을 토대로 직접 해외 영업을 주도하며 솔선수범도 보였다.

 

특히 구자홍 회장은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그린 비즈니스'를 지목하며 시대를 앞선 경영 토대를 마련했다. 1986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작한 태양광 발전 사업을 기반으로 2007년 인천국제공항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친환경 사업을 본격화했고, 전기차 시대를 예상하고 미리 핵심 부품 사업에도 힘을 쏟았다. 신재생 에너지와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 등에도 선제적으로 진출했다.

 

LS일렉트릭은 2021년 국내에서는 2번째로 세계경제포럼에서 '세계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구자열 전 LS그룹 회장이 소감을 말하는 모습. /LS

LS가 성장하는데는 구자홍 회장만 있었던 게 아니다. 2013년 '아름다운 승계'로 LS그룹을 이어받은 구자열 회장(현 무역협회 회장) 역시 LS그룹 분리부터 LS전선과 LS니꼬동제련 등 주력 계열사를 직접 경영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구자열 회장은 LS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그룹사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LG상사와 LG투자증권에서 근무하며 쌓은 해외 경험과 국제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 성과는 물론, LS전선의 슈페리어 에식스 인수와 E1의 국제상사(LS네트웍스) 인수를 성공시키며 LS그룹의 외형을 완성하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고사 위기에 놓였던 토종 스포츠 브랜드인 프로스펙스도 기사회생했다. LS 인수 이후 기술 개발에 몰두하면서 다시 인기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완전히 이미지를 혁신하는데 성공했다.

 

LS전선은 연구·개발에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며 세계 최초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 뿐 아니라 차세대 초전도 케이블 기술력까지 확보했다.사진은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차세대 초전도 케이블/ LS

구자열 회장은 LS엠트론의 성공 스토리도 썼다. LS전선에서 기계와 부품 사업을 분리해 2008년 만들어진 LS엠트론은 출범 당시만해도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지만, 구자열 회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등 악재 속에서도 혁신 끝에 매출 상승을 지속하며 '한계 돌파'를 성공했다. 임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며 체질을 바꿔내며 2015년까지 해외 법인을 4개에서 13개로 확장하고 해외 매출을 3배로 신장시키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LS그룹도 구자열 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 나서게 된다. LS전선과 니꼬동제련 등 사업의 연달은 해외 수주 성공과 함께, 2015년에는 LS전선아시아를 코스피에 상장하고 미얀마에 현지 생산법인 LSGM을 추가 설립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 뿌리를 확고히 내렸다.

 

LS전선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중동과 유럽, 북미 등 전세계 곳곳에서 해저케이블을 중심으로 한 대형 사업 수주를 이어갔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친환경 발전 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두며 기술력을 증명하고 노하우를 꾸준히 쌓았다.

 

LS일렉트릭(LS산전)도 발빠른 스마트에너지 경쟁력으로 성장세를 본격화했다. 2010년 국내 최초로 부산에 초고압공장(HVDC) 세운 이후 이라크에 거액의 전력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일본에서도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등 전력 인프라와 스마트 에너지 구축 사업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취임 후 첫 현장경영으로 동해항에서 열린 'GL2030' 취항식에 참석했다./LS

LS일렉트릭 청주공장은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세계등대공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등대공장은 제조업의 미래를 이끌 성과를 거둔 공장에 주어지는 것으로, LS일렉트릭은 발빠른 디지털 전환과 임직원 교육, 스마트공장 전환 노력을 통해 이룬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LS그룹은 ESG 경영도 빨랐다. 2011년 'LS파트너십'을 경영철학으로 선포하고 협력사와 상생을 약속한 바 있다. 금융 지원뿐 아니라 협력사 대상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동반 성장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이미 LS그룹의 주력 분야. LS니꼬동제련은 지난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국제구리협회의 ESG 인증제도인 '코퍼 마크'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LS그룹은 상생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LS그룹 연수원인 경기도 안성시 LS미래원 야외 정원에 설치된 토종꿀벌 양봉 시설 전경 /LS

LS는 지난해 말 또다시 '아름다운 승계'를 이어가며 내년 출범 20주년을 준비하고 있다. 구자열 회장이 사촌인 구자은 회장에 자리를 넘겨주며 10년 경영을 마무리한 것.

 

구자은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은 LS그룹을 미래로 한발짝 다가서게 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취임사를 통해 기존 주력 사업과 미래 신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강조하며 기존 주력 사업과 함께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선행 기술 육성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자은 회장은 2019년 미래혁신단장으로 LS그룹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기반을 준비해왔다. '애자일 경영'을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LS일렉트릭의 세계등대공장 선정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LS전선은 해저 포설선 'GL2030'을 새로 취항하며 해저케이블 생산뿐 아니라 시공 역량을 갖추고 글로벌 수주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LS

구 회장은 지난달 취임 후 첫 현장 경영으로 동해항에서 열린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취항식에 참여해 기존 주력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면서, 직후인 4월 27일 전기차 충전 사업을 맡을 신규 법인 LS 이링크를 설립하며 전기차 시대 준비를 본격화했다. 이달 초에는 전기차와 ESS 부품을 만드는 계열사인 LS EV 코리아 공장 준공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래 신소재 사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 JKJS가 보유하고 있던 LS니꼬동제련의 지분 49.9%를 사들이며 완전히 경영권을 확보했다. LS니꼬동제련은 앞으로 주력 사업인 전기동 생산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것뿐 아니라, 2차전지와 반도체 등 분야에서 필요한 신소재 개발로도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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