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원화값 하락 속도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상단을 1300원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다른 많은 국가들의 환율이 절하되고 있는데, 원화의 절하 폭이 다른 국가에 비해 심한 편이 아니다"라고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3일 달러당 원화값은 1284.2원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1288.6원)보다 4.4원 하락했지만 이는 일시적이라는 평가다. 금융시장에서는 원화값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원화값은 1300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1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288.6원에 마감했다. 특히 장중에는 1291.5원까지 치솟는 등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280.2원)을 다시 한 번 돌파했다. 이는 무려 5거래일 연속 연고점 경신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290원을 넘어선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3월 19일(1296.0원)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이처럼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데는 우리 경제의 대외 리스크 요인과 환율상승 기대에 대한 시장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경제는 국제원자재 수입, 중국 경제, 반도체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중국 경제 불안,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 등의 대외 리스크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미 연준의 긴축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향후 원화 약세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3%로 2개월 연속으로 고물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8.5%)에 이어 두 달 연속 8%대를 기록했다. 시장예상치(8.1%)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단번에 0.5%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폭 인상이기도 하다.
문제는 대외 경제 여건이다.
통상적으로 원화 약세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수출기업의 경우 달러로 물건을 팔기 때문이다. 즉, 달러 강세(원화 약세)에 따라 매출액이 높아진다.
한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3억5000만 달러(16.9%) 늘어난 634억8000만 달러다.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석유제품,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자재값이 급등하고 있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돼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는 러시아발 전쟁, 미 연준 긴축 및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발 악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고환율은 민간 기업·금융기관의 외채 상환 부담에 대한 우려를 가중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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