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PD는 새벽에는 촬영장, 아니면 사무실에 있다. 밤샘 촬영을 하거나, 그렇지 않은 날이면 편집이나 기획 등 업무를 위해 6시반까지는 꼭 출근한다. 벌써 5년 이상을 쉬는 날도, 휴가도 거의 없이 밤에 퇴근하고 새벽에 출근하는 게 일상이 됐단다.
김 PD가 이렇게 일에 매달리는 이유는 책임감 때문이다. 이던 아내를 설득해 독립한 게 2017년. 그렇게 원테이크미디어 대표가 됐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했다. 그렇게 태어난 딸이 벌써 6살이 됐지만, 그동안 일이 바쁜 탓에 자는 모습만 보고 살아온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만삭인 아내에게 독립하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흔쾌히 승락해줬다. 늘 감사하다. 그 때 뱃속에 있던 딸이 벌써 6살이 넘었는데, 자주 놀아주지 못하는 것도 늘 안타깝다.."
김 PD는 여러 현장 바닥에서부터 일을 하며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대학도 방송 관련으로 전공했고, 영화와 공중파 방송 촬영장에서 조명과 카메라 보조 등을 거쳤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지역 방송국으로 자리를 옮기고 PD를 맡아 본격적으로 '내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드론 조종도 이 때 배워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김 PD는 이런 경험을 통해 '만능'이 됐다. 촬영은 물론, 기획과 취재 및 원고 작성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내면서 자신감도 커지고 진짜 내 방송을 만들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물론 여러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어려운 회사를 나와야겠다는 마음도 피어올랐단다.
"지역 방송에서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만 했다.당시에는 전문성을 키우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정체성에도 혼란까지 왔었다. 특히 만들고 싶은 방송이 있었고 좋은 방송이 있었는데, 제작비와 시간 등 현실적인 문제에 가로막혀 좌절되는 일도 많았다. 독립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그 때 하게 됐다. 제작은 물론 출연까지 해야하는 지금에 와서 보면 좋은 경험이었다."
김PD의 회사, 원테이크미디어는 인천에 자리를 잡고 있다. 스스로 인천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기업이라며, 인천 최고의 콘텐츠 회사가 목표라고 소개한다. 인천에서 소상공인에 광고를 해주고 주민들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며 예비사회적기업까지 됐었다.
서울 태생인 김PD가 인천을 사랑하게 된, 인천에 둥지를 틀게된 계기는 단순했다. 인천으로 발령받아 일을 하면서 서울과는 달리 훨씬 활달한 사람들과 항구, 섬에 매력을 느낀 것. 마침 회사에 같은 마음으로 독립을 고민하는 동료들도 있었다. 그렇게 김 PD는 인천의 기업 대표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물론 독립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을 따내는 것부터 어려웠고, 제작 환경이 급변하면서 요구 사항도 날로 더 까다로워졌다. 누구나 영상을 만들 수 있게된 세상, 터무니없는 제안을 해오는 일도 많았다. 어렵게 좋은 콘텐츠를 만들게 됐지만 비용 문제로 중도 하차하는 일도 있었다. 김 PD가 쉬지를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래도 성과는 있다. 특히 고정으로 제작 중인 Btv '갬성캠핑, 그 섬에 가봤니'는 채널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선언하면서 이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을 맡겼던 '좀비워'는 '2020 정부 혁신 박람회'에서 전국 시도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증명하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김 PD는 인천이 '귀인'이라고 말한다. 처음 인천에서 도움을 받아 창업에 성공했고 성장했으며, 인천섬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기 때문이다. 인천을 사랑해서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 '인천 만물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좀비워'도 만들 수 있게 됐다.
"인천이 좋다. 사람이 좋고 섬이 좋다. 인천에 오고 나서부터 일이 잘 풀리고 있다. 수많은 귀인들도 만나게 해줬다. 인천을 사랑하는 기업이고, 인천 최고의 콘텐츠 회사가 꿈이다"
김 PD는 사람을 조명하는 작품을 더 만들고 싶단다. 어려서부터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다큐멘터리, 지금도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가 가장 즐겁단다. 회사를 그만두고 독립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제작비나 시청률 등 문제로 좋은 프로그램이 중단될 때였다.
구체적으로 구상 중인 내용도 있다. 우연히 알게된 덕적도의 야구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준비 중이다. 마음 맞는 PD들과 전천후 작업 능력은 물론, 일을 도와주는 여러 사람들이 있다. 빠른 소통과 겸손, 성실도 원테이크의 장점이다.
또다른 소망. 김 PD는 올해 여름에는 꼭 가족들과 휴가를 떠나고 싶어했다. 딸이 태어난 이후 처음이다. 첫 휴가지도 인천의 한 섬으로 떠나고 싶다는 김 PD. 더 행복한 인천에서의 삶이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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