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과 오찬으로 '경제 6단체' 입지 다져
중견련, 최근 산업부 출신 박일준 상근부회장 임명
대한상의·무역협회·경총도 산업부 출신이 부회장
중기중앙회는 중기부, 전경련은 재정경제부 출신
회장과 상근부회장 '케미' 새 정부서 역할에 '관심'
지난 21일 윤석열 당선자와의 오찬회동으로 모처럼 입지가 확인된 '경제 6단체'의 살림을 총괄하는 2인자이자 상근부회장들이 100% 경제부처 출신으로 채워졌다.
'경제단체(상근부회장)=경제부처(공무원)' 공식이 확실하게 성립된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정경유착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적폐'로 몰려 현 문재인 정부서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까지 부활하는 모양새여서 향후 윤석열 정부에서 이들 경제 6단체의 역할과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박일준 전 한국동서발전 사장을 상근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신임 박일준 상근부회장 임기는 2025년 3월까지다.
행시 31회로 공직에 몸 담은 박일준 부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에서 1급인 산업정책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문 정부서 동서발전 사장에 발탁된 인물이다. 그후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3년 임기를 살짝 넘기고 같은해 5월부터 울산과기대(UNIST)에서 산학 협력 교수로 활동해오다 이번에 중견련 상근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견련은 직전까진 전임 강호갑 회장과 고려대 동문이자 기업인 출신인 반원익 상근부회장이 2013년 말부터 내부를 총괄해왔었다.
그러다 강호갑 회장에 이어 지난달 최진식 회장이 취임하면서 이참에 산업부 출신 상근부회장을 처음으로 영입했다. 중견련은 산업부가 주무부처다.
최진식 회장은 전날 윤석열 당선인과의 오찬 자리에서 "중견련이 법정 단체가 된 것은 2014년"이라면서 "당시엔 중견기업에 속하는 곳이 3000개 정도였지만 2021년 말엔 중견기업이 5500개 정도로 늘었다"며 연합회를 소개하기도 했다.
'막내 단체'인 중견련은 당선인과의 전날 오찬에 막차를 탔다.
6단체 중 한 곳인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해 12월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전 이사장을 상근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정윤모 상근부회장 역시 경제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서 1급인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중기부 전신인 중소기업청에선 창업벤처국장에 이어 2인자인 차장 등을 거쳤다.
박근혜 정부 당시엔 2년반 가까이 대통령비서실 중소기업비서관을 맡기도 했다. 행시는 31회로 중견련 박일준 부회장과 동기다.
아울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우태희 상근부회장, 한국무역협회(무역협회) 이관섭 상근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이동근 상근부회장이 모두 산업부 고위공직자 출신이다. 6단체 중 4단체가 산업부 출신 상근부회장인 셈이다.
새 정부에서 부활을 예고하는 전경련의 권태신 상근부회장은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차관을 거쳐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산업부 2차관 출신인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2020년 2월부터, 산업부 1차관 출신인 이관섭 상근부회장은 2021년 3월부터 각각 이들 경제단체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우태희 부회장, 이관섭 부회장 모두 행시 27회로, 차관 출신 상근부회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서 경제단체의 '맏형' 역할을 해온 대한상의에서 산업부 차관 출신 상근부회장은 우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전경련과 경총 상근부회장엔 다른 단체 상근부회장보다 잔뼈가 굵은 대선배들이 앉아 있다.
전경련 권태신 상근부회장은 행시 19회 출신으로 현 기재부 전신인 재무부, 재정경제원을 거쳐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1급 차관보인 국제업무정책관, 그리고 제2차관을 각각 역임한 뒤 국무총리실장을 맡았다.
이후 전경련 산하인 한국경제연구원장을 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K스포츠·미르재단을 위한 기업들의 후원금 모금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전경련이 현 정부에서 해체 위기에 처하자 2017년 초부터 상근부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조직을 관리하고 있다.
전날 있었던 윤 당선인과 경제 6단체간 오찬 자리도 최초엔 권태신 상근부회장이 타 단체들과의 연락책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 부회장과 윤 당선인측 장제원 비서실장의 친분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다른 단체들이 전경련의 '심부름'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자 결국엔 윤 당선인측이 개별 단체들에 다시 연락해 첫 오찬자리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당선인과의 21일 오찬 일정에 대해 전경련측에서 지난 18일 저녁 무렵 먼저 전화가 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윤 당선인측에서 전화가 왔다"고 귀뜸했다.
향후 윤 정부에서 전경련의 새로운 역할 뿐만 아니라 경제단체 '맏형' 자리를 놓고 대한상의와의 관계에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경총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도 역임하는 등 두 곳의 경제단체를 섭렵하고 있다. 중간엔 현대경제연구원장도 맡았었다. 행시 23회 출신으로 지식경제부에서 성장동력실장, 무역투자실장 등을 거쳤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제단체에서 비상근이자 주로 기업인인 회장을 대신해 내부 업무를 총괄하는 상근부회장의 역할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경제단체들이 주무부처를 포함해 경제부처와 예산, 정책 등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이들 부처 출신 공무원을 상근부회장으로 앉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며 "이런 가운데 윤석열 당선인이 초반부터 이들 경제단체와 한꺼번에 만나고,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경제계와 더욱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새 정부에서 각 단체장과 부회장이 '케미'를 맞춰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전포인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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