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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업계

[속깊은 人터뷰] '공간'의 가치를 창조하는 유니언플레이스 이장호 대표

이장호 유니언플레이스 대표

이 곳,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주위에 늘어선 높은 아파트와 골목마다 빼곡히 들어선 건물들. 이것들은 언제부턴가 부동산, 자산이 됐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도시를 만들고 우리 삶을 채우는 중요한 '터'였다. 그 이야기에 먼저 귀기울인 사람들이 있다. 개발업자들이 부동산을 사고 파는데 집중할 때, 터의 가치에 주목한 사람들. 유니언플레이스 이장호 대표(사진)도 그 중 하나다.

 

이 대표는 부동산의 값어치보다 공간의 가치를 먼저 바라본다. 어떻게 하면 가격을 올릴 수 있을지보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경험과 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가 2017년 설립한 유니언플레이스는 도시문화재생이라는 '디벨로퍼레이터(개발과 운영을 의미하는 영문 합성어)' 역할을 하고 있다. 노후돼 시들해진 공간에 새로운 가치와 숨을 불어넣어 골목과 도시를 되살리는 '인큐베이터'다.

 

유니언플레이스는 지난 2월7일 서울 한남동에 4번째 유니언타운을 열었다.

지난 달, 서울 한남동에 유니언플레이스의 네번째 유니언타운, '독특한 저택(Weird Mansion)'이 문을 열었다. 이태원 구찌 플래그십 스토어인 '구찌가옥' 뒷편 언덕길에 비스듬히 올라 앉은 붉은 벽돌 건물은 독특한 외형과 색감으로 먼저 눈길을 끈다. 거의 공실이던 폐가를 유니언플레이스가 인수해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 것이다. 이 건물에 위치한 공유 주거공간과 공유 오피스는 문을 연지 2주 만에 만실이 됐다. 특히 꼭대기층에 있는 레스토랑 '세르클 한남'은 이미 SNS 등을 통해 주목을 받으며 MZ세대들을 골목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유니언플레이스는 서울 곳곳에 노후된 건물을 감각적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며 새로운 골목상권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유니언타운은 생활자 중심의 공간일 뿐아니라 주거와 업무, 휴식과 여가가 조화를 이루는 콘텐츠를 가득 담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 건물 외형이 독특하다.

 

"원래 대부업체, 고시원 등이 몇개 남아있던, 거의 버려진 건물이었다. 제일기획, 구찌가옥이 위치한 핫플레이스에 가깝지만 소외된 곳이라는 점을 눈여겨봤다. 오래된 건물이고 언덕에 걸쳐있어 모양이 독특했다. 그 특징을 그대로 살려 개성이 넘치는 '위어드 맨션'을 콘셉트로 잡았다."

 

-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지하1층과 2층에는 피트니스 센터' 업핏'이 있고, 1층과 2층에는 공유오피스인 '유니언워크'가, 3층에는 공유주거 공간인 '업플로'가, 4층과 5층 그리고 옥상에는 레스토랑 '세르클'이 자리하고 있다. 유니언워크와 업플로는 문을 연 지 2주만에 모두 계약이 끝났고, 업핏도 회원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새롭게 론칭한 세르클은 이미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유니언타운 한남은 유니언플레이스의 네번째 프로젝트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서울 서초동 교대역 주변에 유니언타운 서초를 시작으로, 4년간 유니언타운 당산과 강남, 한남을 차례로 오픈했다. 역세권에 숨겨진 낡은 건물들을 매입해 감각적으로 리모델링하고 공유주거와 오피스는 물론, 레스토랑과 카페 등을 채워넣었다. 무엇보다 유니언타운에 입점한 브랜드는 모두 유니언플레이스가 직접 개발해 론칭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업핏과 업플로, 유니언워크는 물론, 공유주방인 '넥스트 키친', 외국어 프리토킹이 가능한 카페 '조이랜드', 식음료(F&B) 브랜드인 '트리오드' '아올' '8818' '고기주방' '설리번' 등도 모두 직영점이다. 개발과 운영을 분리하던 전통 방식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철학이다.

 

- 직영 브랜드들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4개의 유니언타운을 운영하며 외부 업체에 임차하는 것은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됐다. 층별로 각각의 임차인들이 들어오면 마케팅과 관리, 인력에 중복되는 비용들이 이중 삼중으로 발생한다. 차별화된 유니언타운을 운영하고, 그 가치를 충분히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임대인인 동시에 임차인이 되는 책임임차 방식이다. 현재 한 공간에 주거와 오피스, F&B와 피트니스 센터의 브랜드를 만들고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국내에선 유니언플레이스가 유일하다."

 

- 유니언타운만이 가지는 차별성은 뭔가.

 

"유니언타운은 모두 '함께 살고 일하고 쉬고 노는 공간'으로 만들어졌지만, 각 지점마다 차별화된 콘셉트를 가진다. 기숙학교였던 서초점이 1인 노마드를 위한 공간이 되고, 직업전문학교이던 당산점은 '모두의 마을'로, 유학원들이 입점했던 강남점은 서로를 존중하는 '다양성의 축제'를 주제로 공간을 구성했다. 직접 만든 브랜드로 설계하고, 일관되게 운영하기 때문에 콘셉트의 차별성을 지켜갈 수 있다."

 

이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와 뉴욕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를 졸업하고, KB부동산신탁과 농협은행 등에서 국내외 부동산 개발과 투자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 과정에서 개발업자와 분양업자에만 수익이 몰리는 부동산업에 회의를 느끼고, 지속가능한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는 유니언플레이스를 설립하며, 리츠와 펀드 방식의 간접투자기구를 활용했다. 4개의 유니언타운은 역시 펀드 투자로 개발이 이루어졌다. 키움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HDC자산운용 등이 참여했고,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 골목 상권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이제는 저성장 시대다. 서울 주요 권역의 대부분 부동산들은 이미 가격이 너무 올랐고, 물건에도 한계가 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골목상권의 중소형 건물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건물도 건물주도 고령화된 곳을 찾아 사용자 입장에서 개발·운영하며 골목을 함께 살리는 공간 솔루션에 주목했다."

 

- 2017년 회사 설립 후 5년간의 변화를 체감하나.

 

"랜드마크 부동산들에 대한 투자 수익률이 저하되다보니 잠재적 가치를 가진 물건들을 찾아내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중소형 빌딩 투자에 참여하고 있고, 연기금이나 보험과 같은 큰손들도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을 밸류애디드 전략에 배분하기 시작했다. 시장은 아직 태동기다.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이태원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세르클 한남'

 

 

일찌감치 골목의 가치를 알아본 성과는 컸다. 135억에 매입한 유니언타운 당산의 현재 가치는 230억원, 300억원에 구입한 강남점은 현재 400억원으로 올랐다. 한남점 역시 지난해 148억에 구입해 현재 감정가가 200억원에 이른다.

 

- 성공의 원인을 뭐라고 보나.

 

"우리는 부동산을 먼저 보지 않는다. 그 지역에 맞는 콘셉트를 먼저 정한 후 그에 맞는 공간을 찾는다. 설계부터 입점까지 하나의 콘셉트를 고집한다. 리모델링이란 하드웨어도 그렇지만, 직영 브랜드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도 큰 역할을 한다. 입점한 브랜드들이 감각적인 것을 찾는 MZ세대들에게 주목을 받으며 전체 부동산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밸류애드' 전략이 주효했다고 본다."

 

- 투자자들의 평가는 어떤가.

 

"투자자들의 만족과 신뢰는 커지고 있다. 유니언타운은 공간 설계부터 입점까지 막힘없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계약 후 설계, 시공, 입주까지 4개월이 채 걸리지 않는다. 또 유니언플레이스가 설계와 임차, 운영까지 모두 책임지다보니 건물 가치가 빠르게 오르고, 실패할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올해 9월 서울 양평동에 5번째 지점인 '유니언타운 선유'가 문을 연다. 선유점은 도시 생활자들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웰니스 호텔'로 설계된다. 상층부에는 비즈니스 호텔, 저층부에는 공유 오피스와 휘트니스 센터가 입점할 예정이다. 건강에 초점을 맞춘 F&B 브랜드도 새롭게 입점한다. 신선이 놀다가는 곳이라는 '선유도'의 특징을 최대한 담아낸 공간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뭔가.

 

"5년간 서울 주요 권역에 10개까지 유니언타운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후에는 해외 주요 도시로 확장하려고 한다. 뉴욕, 런던, 시드니와 같이 역사가 오래된 세계 관문 도시들을 노리고 있다. 노후된 건물을 매입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콘텐츠를 결합, 새로운 공간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공간에 K-컬처를 입혀 새로운 도시문화를 만들고 싶다."

 

-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시장을 꿈꾼다. 임차인도 펀드 투자자로 참여해 부동산의 지분을 갖고, 가치를 함께 올려 그 성과를 나누는 방식이다. 한 곳에 집중된 수익을 분산하면서 임대업자의 횡포와 젠트리피케니션 같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유니언타운을 통해 좋은 선례를 쌓아가며,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부동산 시장을 만들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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