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떠난 뒤 남겨질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상속을 준비하고 싶은가. 유언장을 쓰거나 유언대용신탁으로 상속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계획을 세울지를 고민해보자.
상속설계는 당신의 현실을 확인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오늘은 당신의 주변 사람에 관해 고민해보자.
당신은 결혼을 했는가? 자녀가 있는가? 배우자에게 당신과 아닌 사람과의 사이에 자녀가 있는가? 당신에게 현 배우자가 아닌 사람과의 사이에서 자녀가 있는가? 당신은 형제자매가 있는가? 상속인이 아니지만 당신이 돌봐야 하거나 재산을 남기고 싶은 사람이나 자선단체가 있는가?
가족 중 누구에게는 재산을 남기고 다른 이에게는 재산을 남기지 않도록 정하거나, 자선단체에 재산을 기부하느라 가족들이 상속을 받지 않도록 정하는 것은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기대와 달리 당신이 떠난 뒤 남겨진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서로 다투고 소송까지 불사할지 모른다. 놀라운 것은 이런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다.
미혼인 A씨는 세상에 둘도 없는 여동생, 바람나서 집을 나간 뒤 새 살림을 차린 부친이 있다. A씨의 부친은 모친과 이혼 후 재혼했고, 재혼 후 네 명의 자녀를 얻었으나 현재는 지병으로 중환자실에 있다. A씨의 부친이 집을 나간 뒤 모친과 A씨는 열심히 포장마차를 하며 어렵사리 자산을 축적했고 아파트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모친은 고생만 하다가 병을 얻어 먼저 먼 곳으로 가셨다. 그러던 중 A씨가 폐암 말기로 확인돼 시한부 삶을 살게 됐다.
A씨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A씨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으면, A씨가 가진 전 재산은 부친에게 상속된다. 그리고 여동생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만약 이후 중환자실에 있는 부친이 먼 곳으로 가게 된다면, 부친에게 상속된 전재산은 여동생과 부친의 네 자녀들 그리고 부친의 새 아내가 함께 상속한다. 이 경우 여동생의 상속분은 2/13이 된다. 만약 부친이 여동생을 배려하지 않는 내용의 유언장이라도 만들어 뒀다면, 여동생의 상속분은 훨씬 적어질 수도 있다. 이것은 A씨가 원하는 결과가 아닐 것이다.
A씨가 유언대용신탁의 1차 수익자를 여동생으로, 평소 A씨가 후원해온 기부단체를 2차 수익자가 되도록 정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경우 A씨가 먼 곳으로 가게 되면 유언대용신탁의 수탁자인 신탁회사가 A씨의 재산을 유언대용신탁 계약에 따라 여동생을 위해 사용하게 된다. A씨의 여동생이 먼 곳으로 가게 되면, 원래라면 A씨의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여동생이 얻은 A씨의 재산은 부친에게 상속되고, 부친이 먼 곳으로 가게 되면 부친의 네 자녀들과 새 아내가 이를 상속하게 된다. 하지만 2차 수익자로 기부단체를 정해 두면, A씨의 재산은 여동생이 먼 곳으로 가더라도 여동생의 상속관계와 무관하게 A씨가 지정한 기부단체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이처럼 상속이라는 법률관계는 먼 곳으로 가는 순서에 따라 결과에 있어 매우 큰 차이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먼 곳을 가는 순서를 정할 수도 정확하게 예상할 수도 없다. 나와 내 가족들, 나아가 조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이 먼 곳으로 가는 순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에 불안한 상태로 기다려야만 할까? 그렇지 않다. 상속설계를 통해 상속을 준비하면, 이러한 불안을 제거하고 편안한 이별을 할 수 있다. 마이클잭슨은 1995년 11월 "Michael Jackson Family Trust"를 설정하고 2002년 3월 최종 수정을 마쳐 무려 6년 이상의 기간 동안 치밀하게 상속을 설계했다. 마이클 잭슨은 그로부터 7년 후 갑작스레 먼 곳으로 떠났는데, 상속설계에 관해 이미 최선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매우 평온한 상태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마이클 잭슨은 유언대용신탁을 통해 자신의 재산처분 의지를 사후에도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관철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준비된 이별도 슬프다. 하지만 상속에 관해서 준비가 돼 있다면, 남겨질 소중한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분쟁도 막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준비를 통해 당신은 한결 마음 편히 이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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