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시대착오적 발상의 위문편지를 쓰게한 학교와 교사의 잘못일까, 국군장병을 조롱한 위문편지를 쓴 학생의 잘못일까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는 서울특별시 양천구 소재 진명여고의 위문편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복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육군 병이 사진을 받아든 사진이 개재됐는데, 사진의 말미에 씌여진 날짜가 지난해 12월 30일이었던 것으로 미뤄볼 때 최근에 발생한 일임을 알 수있었다. 사진 속 편지에는 대충 잘라낸 종이에 흘겨적은 글씨, 엉망으로 덮은 삭제흔적 등이 남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편지에는 '저도 이제 고3이라 뒤지겠는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군대에서 노래도 부르잖아요. 사나이로 태어나서 어쩌구~', '추운데 눈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의 조롱이 담겨있었다.
진명여고의 또 다른 편지에는 '아름다운 계절이니만큼 군대에서 비누는 줍지마시고 편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씌여져 있었다. '비누를 줍는다'는 표현은 대중목욕시설에서 남성 간의 동성애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진명여고의 위문편지가 웹상에 널리 유포되면서 네티즌들의 분노가 들끓자, 자신을 진명여고 학생으로 밝힌 'dogdrip.net'의 한 유저는 "당시에 위문편지 쓰라했을 때 반발 엄청 심했는데 학교측에서 가이드까지 나눠주면서 쓰라고 시켰고요"라면서 "애들 반발한답시고 단체로 저런 편지만 써서 보냈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유저에 따르면 학교측은 자매결연을 맺은 군부대에 위문편지 쓰기를 학생들에게 강요했고, 거부할 경우 강제로 봉사활동시간을 빼겠다는 식으로 학생들을 종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일부 학생들은 위문편지를 왜 여중·여고에만 강요하느냐고 항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와함께 이 유저는 학교가 제시한 '위문편지 작성에 대한 유의사항'도 함께 공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군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는 '힘들어서 나같으면 살고싶지 않을 것 같다', '추운데서 고생해서 불쌍하다' 등의 내용은 피하라고 정해져 있다.
이같은 일이 사실인지 그리고 차후에도 무리한 위문편지 보내기를 강행할 지를 진명여고측에 질의했으나, 학교 관계자는 "현재 학교 선생님들이 논의 중이다. 질의내용을 전달하겠다"라는 짧은 답변만을 내놓았다.
진명여고는 1906년 순헌황귀비의 사촌동생 엄준원이 창립한 진명여학교를 전신으로 하는 민족자본으로 처음으로 세워진 명문교인만큼, 이번 위문편지 논란은 파장이 클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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