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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제약/의료/건강

[속깊은 人터뷰]세계 첫 오가노이드 치료제 도전장..오가노이드사이언스 유종만 대표

이제 곧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 시대가 열린다. 우리의 몸 밖, 실험실에서 뇌, 심장, 간, 장 등이 실제로 자라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 이렇게 키워진 장기들을 오가노이드, 즉 장기 유사체, 미니 장기로 부른다.

 

2016년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은 실제로 2만여 개의 뇌세포로 구성된 미니 뇌를 만드는데 성공했고, 2017년에 미국 하버드 대학교 연구팀은 미니 위를 만들어내 당뇨병을 앓는 쥐에게 이식, 혈당을 정상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오가노이드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내 대표주자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현재 장과 침샘의 오가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한 재생 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냈다. 내년 전 세계 처음으로 장 오가노이드치료제 인체 임상에 진입하고 향후 5년 내 첫 오가노이드 치료제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유종만 대표(사진)는 "국내 오가노이드 기술 경쟁력은 미국, 유럽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2026년 오가노이드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하고, 2030년 글로벌 인공장기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 오가노이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줄기세포 가운데 성체줄기세포는 모든 신체 조직으로 분화하는 배아줄기세포와는 달리 특정한 조직으로만 분화한다. 장에서 분리한 장 줄기세포는 장으로 분화하고, 심장 줄기세포는 심장으로 분화한다. 이 때문에 '조직 특이적 줄기세포'로 불리기도 한다. 이 성체줄기세포가 체내에서 분화하는 환경을 연구실에 그대로 재현해 3D 형태로 만드는 것이 오가노이드다. 세포가 자라는데 필요한 각종 성장인자와 영양분을 넣고 조직외체액, 세포외기질을 대체하는 물질로 인체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면 줄기세포가 인체에서 장기나 조직으로 분화하듯 배양해 내는 것이다."

 

- 오가노이드가 왜 각광을 받고 있나.

 

"오가노이드는 우선 약물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인체 내 유효성, 독성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가령 항암제의 경우 암 줄기세포로 실제 종양 조직과 유사한 종양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항암제의 독성과 약효를 평가하고 있다. 실제 인체 내 종양과 유사한 암세포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기존 동물 실험보다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차세대 재생치료제로도 활용도가 높다. 오가노이드를 손상된 조직에 이식해 그 부위를 정상 상태로 복구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의 높은 재생능력을 활용하면 다양한 난치질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 감염병에도 활용될 수 있나.

 

"오가노이드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면 신속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동물실험에서는 사람에 전염되는 감염병을 쥐에게 전염시키기 위해 형질전환 마우스를 사용하는데, 이 마우스 형질전환에도 몇 달이 소요된다. 하지만 오가노이드를 만들면 전임상 시기를 훨씬 앞당길 수 있어 새로운 바이러스 대응에 용이하다. 또 사람과 비슷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효과를 더욱 빨리 확인할 수 있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 기술을 활용하면 암 줄기세포로 실제 종양 조직과 유사한 종양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만들어 항암제의 독성과 약효를 미리 평가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장과 침샘, 간 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한 오가노이드 제조 방법과 이를 인체 내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특허를 활용해 우선 손상된 장 조직을 건강하게 재생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 오가노이드치료제는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어떤 경쟁력이 있나.

 

"줄기세포 치료제는 간접적으로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줄이는 약효가 분명하지만 인체 조직의 재생 능력에는 확실히 한계가 있다. 이에 반해 오가노이드 치료제는 직접 조직 재생을 유도하기 때문에 적용할 수 있는 질병의 범위가 넓고 심각한 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

 

- 치료제는 어떻게 활용되나.

 

"환자의 장 조직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오가노이드 치료제를 만든 다음, 내시경을 통해 이를 손상된 환자의 장 조직에 주입한다. 그러면 손상된 장 조직이 건강하게 자라난다.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 수술 등으로 손상된 조직에 오가노이드 치료제를 주입하면 재생을 도울 수 있다. 침샘 역시 한 번 망가지면 재생이 되지 않은 부위다. 두경부암 등으로 인한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침샘 기능이 떨어지고 침 분비량이 줄어 환자들이 많은 고통을 받는다. 침샘 재생에도 오가노이드 치료제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상용화는 언제쯤 기대할 수 있나.

 

"올해 전임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임상 1상을 시작하며 인체 투여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오가노이드 치료제가 임상에 진입한 사례는 없다. 치료제 상용화는 5년 내 하는 것이 목표다. 상용화 초기엔 아무래도 가격이 높겠지만, 건강보험적용 등을 통해 개인 부담을 100만~200만원선으로 낮추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 2018년 10월 오가노이드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차의과대학 연구실에서 탄생한 바이오 벤처다.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하면서도 오로지 '신약개발'의 꿈 만을 좇아왔다. 유 대표는 지금도 차의과학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를 겸직하며 오가노이드 인재들을 길러내고 있다.

 

- 오가노이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박사 과정 당시 중간엽 줄기세포나 배아 줄기세포를 연구하면서 줄기세포의 분화 능력에 많은 한계점을 느끼고 있을 무렵이었다. 그 때 네덜란드 연구소 한스 클레버 박사가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해 장 오가노이드 제작에 성공했다는 것을 접하게 됐다. 그 기술을 활용하면 장 줄기세포를 오랫동안 배양할 수 있다는 것과 조직 특이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

 

- 의사보다 연구자를 택한 이유는 뭔가.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의사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시간과 인력 제한이 있고,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아직 세상에 없는 신약을 만들게 되면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그렇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SF 영화처럼 노화나 질병으로 망가진 장기를 새로운 오가노이드로 교체하면서 수명을 연장하는 시대도 멀지 않았다. 유 대표는 한국이 오가노이드 분야 글로벌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세계 첫 오가노이드 치료제를 통해 오가노이드사이언스를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다.

 

- 국내 오가노이드 분야의 잠재력은.

 

"미국과 유럽이 조금 앞서 나가고 있긴 하지만 기술 수준은 비슷하다. 한국은 줄기세포 분야에 인프라가 잘 깔려있기 때문에 오가노이드 분야에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앞서나갈 수 있다. 오가노이드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상용화 측면에 먼저 집중을 한다면 한국이 충분히 글로벌 리딩을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본다."

 

- 현재 오가노이드 기술은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나.

 

"아직까지 장기를 교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정밀의료는 가능해질 것이라고 본다. 암 환자가 생검한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분리해 종양 오가노이드를 만들고, 이를 활용하면 어떤 항암제가 자신에 효과가 높고 독성이 낮은지를 사전에 미리 알고 나에게 맞는 약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맞춤형 정밀의료 시대는 5년 내 열릴 것이다."

 

-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목표는 뭔가.

 

"내년 중으로 오가노이드치료제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2023년 1월께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4년쯤 상장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이후 5년 이내에 오가노이드 치료제를 상용화하고, 2030년에는 글로벌 오가노이드를 이끄는 리딩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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