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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이창일 스트럼코리아 대표, 리얼타임 시장을 사로잡다

노트필기앱 신화

이창일 스트럼코리아 대표.

'리얼타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분야에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2019년 설립해 원격 협업 서비스 '스트럼'을 제공하는 스트럼코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애플 앱스토어 생산성 카테코리의 다운로드 1위 필기 앱인 플렉슬(Flexcil) 창업자인 이창일 대표가 재창업한 회사다.

 

다수의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력은 스트럼코리아가 가진 독자적 기술을 방증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W고성장클럽',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창업발전소 맞춤형 지원사업',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START판교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신용보증기금 '스텝업 도전기업 보증' 등에 선정됐다.

 

스트럼코리아의 출발점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명확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커뮤니케이션 장벽이 있으면 안된다"는 원론적인 물음이 창업의 계기가 된 것.

 

이창일 스트럼코리아 대표는 메트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기술과 도구로 사람들의 습관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켜주고 싶었다"며 "일터가 즐거운 곳으로 바뀌기를 꿈꾸며 지금의 스트럼을 만들었다"고 웃어 보였다.

 

◆메타버스를 2000년에?

 

이 대표는 2000년부터 21년 동안 직접 현장을 누비며 값진 기술을 체득했다. 첫 시작은 '메타버스(Metaverse)'란 단어조차 존재치 않았던 2000년이었다. 지금이야 자본시장과 산업계를 아우르는 미래성장형 기업의 대표 테마로 통하지만 당시엔 '3차원 가상세계'라는 말조차 생소했을 때였다.

 

그는 메타버스의 구현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에서 그렇게 개발자로서의 첫걸음을 뗐다. 시대를 20년씩이나 앞서간 셈이다. 그는 그곳에서 가상현실(VR) 리드 엔지니어로 개발을 시작했고, 이후 게임 개발사 조이온, 한글과컴퓨터 등을 거치며 성공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이전에 창업했던 플렉슬은 유저경험(UX)으로 미국 애플 본사의 선택을 받기도 했다.

 

스트럼은 그간 축적해온 경험치의 결실로 볼 수 있다. 플렉슬에서 고민하던 아이디어 중 못다 이룬 아이템들을 스트럼에서 실현하고자 했다.

 

'리얼타임 커뮤니케이션 협업툴'로 불리는 '스트럼'.

◆화상회의로 채울 수 없는 부족함…'스트럼'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 하며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보편화, 온라인 면접 등 비대면 화상회의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접근성과 사용성은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생산성과 정확성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개발한 것이 '스트럼'이다. 이 대표는 스트럼을 '리얼타임 커뮤니케이션 협업툴'이라고 설명한다. 채팅으로도, 화상대화로도 표현할 수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해결해 준다. 실시간으로 서로의 마우스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이미지나 문서 등도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즉시 전송할 수 있다. 파일도 별다른 다운로드 필요 없이 확인 가능하다.

 

여기에 비실시간으로 시각화된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성과 영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파일을 서로 꺼내 본다. 이미지나 문서 위에 마우스 움직임과 도형들을 그려가며 설명한 녹화나 녹음 파일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이 대표는 리얼타임 커뮤니케이션 시장에 대해 "아직 초기단계이고 개척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했다. 음성 통화와 화이트보딩이라는 개념을 결합해 콘셉트로 잡은 '오디오 화이트보딩'은 그 첫 번째 시도였다. 얼굴보다는 문서나 이미지 등에 함께 메모하고 마우스를 활용하며 대화하는 것이다.

 

화상회의의 문제로 지적됐던 한 부분이 해결된 만으로도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지만 화상 미팅을 진행할 정도는 아닌 경우, 이때 스트럼의 강점이 발휘된다. 기존 방식이라면 스크린샷을 잘라 붙이는 등의 잡다한 작업으로 시간을 소요해야 하나 스트럼을 이용하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스트럼을 "결과물 리뷰에 최적화된 툴"이라고 소개했다. 동안은 워드나 파워포인트, 디자인툴 등 각기 다른 툴에서 작업을 한 후 이 결과물들을 보며 이야기할 방법이 딱히 없었다. 그래서 줌(Zoom) 등 화상회의 툴에서 화면을 공유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스트럼을 사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대표는 "파일을 스트럼의 협업 캔버스 안에 붙여넣으면 참여자들은 다운로드 없이 즉시 볼 수 있다"며 "서로의 마우스 위치가 공유돼 그림을 그리면서 이야기할 수 있기으므로 양방향 소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창일 스트럼코리아 대표.

◆7억 유치 성공, '기술'과 '의지' 어필

 

이달 초엔 스트럼코리아에 7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해 눈길을 끌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만한 역량을 갖췄다는 게 벤처캐피탈(VC) 업계의 평가다.

 

그는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그동안 증명해 왔던 기술력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다.

 

이 대표는 "플렉슬이 전 세계 매장에 디스플레이 됨으로써 디자인과 기술력 두 가지 측면에서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혁신적인 기술만큼 중요한 핵심으로 "창업자로서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꼽았다. 과거의 플렉슬을, 지금의 스트럼의 밑천이기도 하다. VC 투자자들에게도 이러한 모습을 어필했다.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세상을 바꿔 놓을 무언가를 만들어내겠다는 집념은 VC와 엔젤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스타트업 성공 '키'는…

 

이 대표는 스타트업 성공의 핵심 열쇠를 '대체불가능'이라는 말로 압축했다. 대체할 수 없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혁신의 비결이라는 것.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와 집념은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후배 창업자들에게 전하는 조언이기도 했다.

 

시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첫 도전임에도 자신감이 넘쳤다. 이젠 북미 진출을 앞두고 이해 집중에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이 대표는 "북미를 중심으로 영어권에 집중하는 것은 제품을 그쪽 생활권에 맞게 개발할 생각"이라고 귀띔해줬다.

 

그러면서 불쑥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현해 나가는 모든 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얘기했다. 인내의 순간조차 그 일부다.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떠올리면 기술적인 난관을 이겨내고 개발을 해내는 것이 너무 즐겁다"며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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