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로 마실 수 있는 피노누아는 정말 없는거야?"
최근 저녁자리에서 누군가가 푸념했다. 레드와인으로 보면 카버네소비뇽과 메를로 같은 품종은 그 가격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와인이 종종 있다. 반면 피노누아는 그런 보물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세상 천지에 눈 씻고 찾아보면 정 없겠냐만은 대부분의 경우 괜찮은 와인을 만났다 싶으면 생각보다 가격이 높고, 가격이 적당하다 싶으면 피노누아 특유의 매력이 죽은 와인이다. 품질이 조금만 더 좋아져도 가격은 배로 뛴다. 그래서 와인애호가들 사이에 하는 말이 있다. 비싸고 맛없는 피노누아는 있지만 싸고 맛있는 피노누아는 없다고.
이유는 사람으로 치면 예민한 품종이어서다.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s)를 보면 주인공 마일즈는 와인 가운데서도 피노누아 품종을 거의 광적으로 좋아한다. 마일즈는 피노누아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재배하기가 힘든 품종이잖아요. 껍질은 얇지만 성장이 빠르고, 카버네와는 달리 아무 환경에서나 못 자라서 끊임없이 보살펴야 하고,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에서만 자라고. 인내심 없인 재배가 불가능한 품종이죠. 시간과 공을 들여서 돌봐줘야만 포도알이 굵어지고, 그렇게 잘 영글면 그 맛과 오묘한 향이 태고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줘요."
까다롭지만 제대로 만든 피노누아를 일단 한 번 맛보면 안다. 왜들 피노누아에 빠지는지. 투명한 듯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잘 익은 과실향과 꽃향, 숙성에 따른 복합적인 아로마가 가득하다. 입에서는 실크처럼 부드러우면서 끝까지 이어지는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레인 소노마 코스트 피노누아'는 한 해에 2만4000병만 만든다. '좋은 와인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키워 내는 것'이라는 철학처럼 와인을 만드는데 있어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한다. 100% 손으로 포도를 따고, 그것도 예민한 피노누아를 위해 선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밤에 수확한다. 레드 체리와 딸기같은 붉은 과실향과 함께 장미와 제비꽃의 향이 잔을 채운다.
'부샤 뻬레 에 피스 본 뒤 샤또 1등급'은 프랑스 부르고뉴의 본에 위치한 열 군데의 1등급 포도밭에서 기른 포도를 각각 양조한 후 블렌딩해 만든다. 단일 포도밭이 아니니 빈티지에 따른 품질의 차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세련된 붉은 과실의 풍미가 잘 살아있다.
'칼레라 센트럴 코스트 피노누아'는 캘리포니아의 로마네 콩티로도 불힌다. 센트럴 코스트 내에 몬트레이와 산타 바바라 등 여러 원산지별로 선택된 최상급의 포도밭의 포도로 만들다. 매혹적인 아로마와 매끈한 질감, 생기 넘치는 과일과 향신료 풍미를 보여준다.
'롱반 피노누아'는 그 찾기 힘들다는 가성비의 피노누아 와인이다.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과 중부 해안가의 포도밭에서 조달한 포도를 섞어 만들며, 선선하면서도 햇살 가득한 기후가 주는 밝은 산도와 붉은 과실의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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