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패한 롯데쇼핑이 롯데온의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룹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기업이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되, 무리한 투자대신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18일 사내게시판에 'e커머스 M&A 진행결과 공유'라는 글을 게시, "향후 시너지 및 가치평가 적정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인수합병(M&A)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롯데쇼핑은 보유하고 있는 신선식품과 럭셔리, 패션뷰티, 가전 카테고리에 특화된 전문 플랫폼을 구축해 독자 생존에 나선다. 장기적으로는 롯데온 내 경쟁력있는 전문몰들을 묶어 복합쇼핑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롯데온은 선두주자들에 비해 장악력이 떨어지는만큼 M&A 가능성도 충분하다.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온라인 부문 거래액은 1조9400억원이며, 지난 해 롯데온 런칭 이전 7개 사업부 합산 실적 기준 성장률은 4.3%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달앱 요기요 입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롯데는 몸값 2조원에 달하는 요기요 예비입찰에는 불참했으나 오랜시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기요가 라스트마일(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물류망을 갖추고 있는 것도 롯데 입장에서는 이점으로 작용한다. 이에 록데 측은 "전혀 논의하고 있는 부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의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버티컬 커머스(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쇼핑몰)를 인수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의견도 있다. 올 초 롯데는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유진자산운용 등과 함께 지분 95%를 인수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빨리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점유율을 높이려면 강력한 카드가 필요한데 이베이코리아는 신세계가 거머쥐었고, 티몬이나 위메프 등 중소 이커머스 회사들과 손잡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부사장을 이커머스사업부문 대표로 선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수로 인한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 본입찰에서 신세계보다 약 1조원이 낮은 3조원 가량의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대형마트 등의 점포 매각 작업도 중단할 계획이다. 점포 정리 대신 기존 공간을 활용해 고객 발길을 되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오프라인 매장 배송 거점인 세미다크스토어(매장 후방에 자동화설비를 구축,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주문 대응을 동시에 할 수 있다)를 확대하는가 하면, 콘텐츠 특화 공간으로 꾸밀 수도 있다. 지난해 초 125개였던 롯데마트의 국내 점포 수는 현재 112개로 줄여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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