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예방하기 위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이 국내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mRNA 백신 제조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mRNA 백신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해 앞다퉈 나선 것. K-백신 주권을 찾기 위한 제약·바이오 기업 간 융합도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란 기대도 높다.
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업계가 최근 mRNA 백신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정보가 담긴 mRNA를 투입해 항체 형성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현재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해 접종 중이다.
인벤티지랩은 지난 4일 mRNA 백신 생산에 필요한 지질나노입자(LNP) 제조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인벤티지랩은 mRNA 백신 제조를 위한 핵심 기술 '미세유체법(마이크로플루이딕스)'을 세계 최초로 신약 개발에 적용한 기업이다.
마이크로플루이딕스는 불안정한 mRNA와 보호막 역할을 하는 LNP를 균일하게 결합해 구형의 LNP 구조체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인벤티지랩은 자체 보유한 마이크로플루이딕스를 활용해 실험한 결과, mRNA를 95~98% 가두는 LNP 구조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현재 캡핑 기술은 국내 연구진이 확보했지만, 인벤티지랩과 같이 98% 수율에 달하는 LNP 구조체를 만들어내는 기술과 대량 양산을 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가진 기업은 없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에스티팜 역시 LNP 방식을 적용한 코로나 mRNA 백신 개발을 본격화한다. 에스티팜은 특허를 출원한 5프라임-캡핑 기술인 '스마트캡'을 보유하고 있다. mRNA 백신을 제조하려면, 불안정한 mRNA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캡핑 기술이 필수다.
또 기존 mRNA의 면역원성을 훨씬 강화해 변이 바이러스 예방에도 높은 효능을 유지하는 경쟁력을 갖췄다. 바이러스 돌기인 스파이크 단밸질 항원 외에도 제2항원을 보강하고, 면역세포인 T세포 반응을 높이는 물질을 추가한 것이다. 에스티팜은 LNP에 사용되는 핵심 지질을 연간 십억 도즈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 능력도 갖췄다.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역시 진원생명과학과 함께 mRNA 백신 개발에 나선다. 한미약품의 원료의약품 전문 자회사인 한미정밀화학이 가진 5프라임-캐핑 기술과, 아직 후보물질 단계인 진원생명과학의 mRNA를 결합해 백신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mRNA 백신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해 다른 기업과의 적극적인 공동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국내외 관련기업들과 적극적인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mRNA LNP 대량생산시스템을 구현하고 백신의 자국화 생산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mRNA 기술은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 등으로 활용되는 등 성장성이 높은만큼 국산화 노력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mRNA라는 경쟁력 있는 신약 플랫폼을 마련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족한 기술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민관협동 노력이 꼭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대표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기술력이 뒤쳐진 만큼 국내 기업들은 각자 축적된 기술을 연계하는 컨소시엄 형태가 유리하다"며 "특히 여전히 쟁점이 되고 있는 mRNA 기술의 특허권 문제나 개발 비용 등을 고려하면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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