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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NO재팬·NO남양' 소신 담은 불매운동 재점화

일본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게시된 서울 시내 한 마트 주류코너 모습./뉴시스

최근 소신에 따른 불매운동이 적극적으로 전개되자 식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약간은 소진됐던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최근 이뤄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태평양 방류 결정 때문이다.

 

과거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반응에 무관심했으나 그동안 참아왔던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며 목소리 내기 시작했다. 남양유업 사태로 꽃을 피운 불매운동은 일본 불매운동을 이어 2021년 만개했다. 불매운동으로 실적 하락의 효과가 유효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을 움직이게 했다.

 

앞서 식품업계는 2019년 일본 제품을 거부하는 '노재팬'(No Japan) 운동으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2019년 당시 농심·롯데·오뚜기·해태·CJ 등의 업체들이 후쿠시마현 주변지역에서 제조된 식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특히 맥주 부문에서 영향이 컸다. 2018년 수입맥주 판매 1위를 달리던 일본산 맥주는 지난해 판매량이 8분의 1로 줄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일본 맥주 수입량은 6489t으로 2018년(8만6675t)대비 92.5% 감소했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의 매출도 급감했다. 지난해 롯데아사히주류의 매출은 173억원으로 전년(623억원)대비 72% 감소했다. 불매운동 전인 2018년(1248억원)과 비교해서는 86%나 줄었다.

 

이번 오염수 방류 결정이 재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모양새다. 2019년 불매운동 범위가 맥주 위주였다면 최근엔 수산물과 다른 가공품까지 퍼졌다. 하나로마트 창동점은 최근 이날 수산코너에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설치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식품 기업 들은 녹차, 맥주와 사케, 와사비, 쟈스민차, 커피와 카레 등 일본산 식품을 대거 수입했다.

 

남양유업 판독기

불매운동의 불씨는 일본산 제품뿐만 아니라 국내 '남양유업'에서도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별도의 임상실험 없이 제품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면서 남양유업 주가는 한때 급등했으며, 불가리스 제품은 현재까지도 일부 매장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이 팔려나갔다.

 

남양유업 불매운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하고 이른바 밀어내기(강매)를 강요한 '갑질 논란'으로 온라인에선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결국 남양유업 임직원들은 대국민 사과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경쟁사 유제품의 성분이 좋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홍보대행사를 통해 지속 게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해당 이슈는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오랜 기간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 남양유업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으며, 맘카페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시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촉발할 조짐을 보인다.

 

국내 우유업계 1·2위 서울우유와 매일유업의 지난해 실적은 개선된 것과 달리 남양유업은 2013년 '갑질 사태' 이후 지속적인 소비자의 불매 운동 등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9489억원으로 7.9% 감소했다. 또 77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바코드 번호를 입력하면 남양유업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남양유업 판독기'도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제품 불매 운동'을 의미하는 '노 차이나'(No China)도 확산 중이다. 지난달 방영한 SBS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왜곡 논란을 겪고 조기종영했다. 드라마 제작지원, 광고에 참여한 기업들의 리스트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불매 운동 움직임까지 나오자 관련 기업들은 재빨리 광고 손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상 청정원은 지난달 tvN 주말극 '빈센조'에 간접광고(PPL)로 등장한 중국기업 '즈하이궈' 비빔밥 합작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대상 청정원은 논란이 일자 빠르게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내 자사 공장에서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한 김치 원료를 즈하이궈에 단순 납품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 및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성공을 거두면서 업계에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면서 "연이은 사태들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성공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가치관에 따른 불매운동을 앞으로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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