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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05일 (토)
산업>물류/항공

[김수지의 딥터뷰]한국공항 이성형 선임수석감독

[메트로신문] -34년간 지상조업 분야 근무…항공기·탑승객 '안전 지킴이'

 

-유일한 20년 무사고 '다이아몬드 마스터'…"조원들 덕분에"

 

이성형 선임수석감독.

"추위에는 장사가 없다. 한파가 오면 손발에 감각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아니면 이 항공기를 띄울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항공기를 내보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려도 항공기 운항과 탑승객 안전을 위해 꿋꿋이 활주로에 서 있는 이들이 있다. 한 번쯤은 설레는 여행을 앞두고 항공기 창문 너머로 목격했을 그들은 바로 지상 조업사다.

 

지상조업이란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이륙할 때까지 지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제반 업무를 총칭한다. 크게 여객조업, 화물조업, 급유조업 등 세 개 분야와 나머지로 구분된다. 본지는 이처럼 가깝고도 먼 지상조업 분야에서 34년간 일해오며 무사고로 모두의 안전을 지켜온 한국공항 이성형 선임수석감독을 만나봤다.

 

(왼쪽부터)터그 카, 벨트 로더, 토잉 트랙터.

이성형 감독은 지상조업 업무 중에서도 여객기 대상 '여객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여객조업은 ▲수하물·화물 상하역 ▲수하물 조업 ▲객실 청소 ▲De-icing ▲기내식 탑재 및 하기 ▲항공기를 견인하는 토잉(Towing) 등으로 나뉘는데, 그는 항공기에 짐을 싣고 내리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업무에는 터그 카(Tug Car), 로더(Loader), 토잉 트랙터(Towing Tractor) 등 각종 장비가 사용된다.

 

이성형 감독은 1987년 한국공항에 입사했지만, 처음부터 현장 업무를 한 건 아니었다. 그는 입사 후 3년간 공항 내에서 수하물을 항공기 행선지에 맞게 분류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항공기가 보고 싶어 한국공항에 입사했던 그는 결국 활주로에 직접 들어가는 길을 택했다.

 

이 감독은 "비행기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싶어 한국공항 채용 공고에 응시했다. 이후 수하물 분야에서 근무했는데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대체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라며 "항공기가 제자리에 정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분이 너무 멋있어 보였고, 이를 계기로 1종 대형면허를 따서 현장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그렇게 30여 년이 흘렀다"라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마스터 이성형 선임수석감독(오른쪽 네번째)이 수상 직후 대표이사(오른쪽 세 번째)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성형 감독은 오랜 기간 무사고 조업 경력을 바탕으로 최근 한국공항으로부터 '다이아몬드 마스터'를 부여받았다. 한국공항은 램프 마스터를 대상으로 항공기 등 무사고 조업 기간 10년, 15년, 20년을 충족할 경우 각각 실버·골드·다이아몬드 마스터로 임명한다.

 

램프 마스터란 지상조업을 수행하는 각 책임조업 조의 장으로서 경험과 업무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발한다. 현재 한국공항에서 운영하는 인천공항의 책임조업 조는 77개다.

 

그는 "지난 20년간 램프에서 열심히 일해 준 조원들 덕분에 무사고를 달성할 수 있었다. 올해 9월까지 일하면 정년인데, 이런 뜻깊은 타이틀을 달게 돼 영광스럽다"라며 "끝까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한국공항 램프 마스터 가운데 다이아몬드 마스터를 부여받은 이는 이성형 감독밖에 없으며 최초 사례다. 그만큼 오랜 기간 사고 없이 지상조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램프 마스터는 조업에 동원되는 각종 장비를 전부 운행할 수 있는 자격도 취득해야 한다. 램프 마스터가 아닌 일반 지상조업 시 하나의 기계만을 다루는 게 통상적이다.

 

이성형 선임수석감독.

이성형 감독은 오랜 기간의 지상조업 경험을 회상하며 어려움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2012년경 폭설이 내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활주로 내 항공기가 지나가는 자리만 제설 돼 있고, 우리가 지나가야 할 자리는 눈이 그대로였다"라며 "조원들과 같이 제설 작업을 했지만, 비행기 바퀴에 눈이 많이 쌓여 5m 이내로 화물을 내리는 장비가 접현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비도 미끄러지고 화물도 옆으로 휘어지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삽을 가져와 모래를 뿌려가며 서서히 접현할 수 있었다"라며 "외국 항공사였는데 언제 항공기를 내보낼 거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폭설 속에서 넘어지며 왜 이 일을 하고 있을까도 싶었다. 하지만 이 항공기를 띄울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는 생각에 무사히 항공기를 내보냈다"고 전했다.

 

이성형 선임수석감독(가운데).

반면 이 감독은 보람을 느꼈던 순간도 많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 10년 전 인천공항에 들어온 여객기에 자동차가 탑재돼 있었다. 화물기에는 원래 차가 실려 오지만 여객기에는 차가 들어온 역사가 없었다. 너무 커서 차가 빠지지 않아 공간을 확보해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원래 다른 조 담당이었으나, 도저히 못 내리겠다고 해 내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항공사 직원이 준 차키로 자동차를 조금씩 움직여 무사히 빼낼 수 있었다. 당시 항공사 직원은 다음 주에도 이 항공기가 들어오니 꼭 와달라고 했다"라며 "화물을 싣는 여객기 하부 안에서 자동차를 운전한 사람은 저 혼자밖에 없을 것이다. 그럴 때 참 보람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성형 선임수석감독이 여객조업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성형 감독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항공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그는 "코로나 이전에는 한국공항에서 조업하는 인천공항 여객기가 매일 350~400편 이상 뜨고 내렸다. 그러나 현재 120~130편 정도만 조업하고 있다"라며 "한국공항도 지난해 4월부터 전 직원 대상 유급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한번 유급휴직 시 500~600명 정도 한다. 지금껏 근무하며 회사가 이렇게 큰 영향을 받았던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하루에 많으면 비행기 8대 정도를 띄우는데, 어떤 경우는 승객을 한 분도 못 볼 때가 있다. 요즘은 주로 화물만 탑재해 항공기가 나가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라며 "항공기 수백 대가 지금 손님을 기다리며 서 있다. 항공사나 조업사 등은 아주 어렵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없어져 현장에서 신바람 나게 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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