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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진짜 서민금융상품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를 구경하기 위해선 입장권이 필요하다. 그러나 롯데월드를 입장했다는 것 만으로 롯데월드를 모두 누렸다고 볼 수 있을까. 아마도 화려한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순 있어도 모든 놀이기구를 타보지 못해 모두 누렸다고 볼 순 없을테다. 그렇다. 롯데월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선 자유이용권이 필요하다.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법이 통과되는 시기에 맞춰 은행권을 중심으로 '햇살론 뱅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의 출연금 부과대상 범위를 상호금융조합, 저축은행에서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으로 확대해 서민정책금융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렇게 추진하는 햇살론 뱅크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햇살론 뱅크는 서민금융상품을 1년 이상 이용하고, 최근 1년이내 부채 또는 신용도가 개선된 저소득자가 이용할 수 있다.

 

당장 은행을 통해 햇살론 뱅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 문턱을 낮췄다는 것 하나와 저신용자 저소득층의 자금을 공급해줬다는 것을 제외하곤 서민금융상품의 역할을 모두 다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경우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저신용·저소득자는 신용도를 개선할 여지가 없어 서민금융상품을 반복해서 이용하거나, 제2금융권에서 추가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국감자료에 따르면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한 10명 중 4명은 제2금융권에서 추가대출을 받았다.

 

햇살론 뱅크가 제대로 된 서민금융상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신용 개선을 위한 명확한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 예를 들어 서민금융상품 이용과 함께 신용관리교육으로 이용자의 신용개선 방안을 알주거나, 신용상담을 통해 과다채무자를 채무조정제도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입장권을 쥐어줬다고 롯데월드를 다 구경했다고 볼 수 없듯, 저신용 저소득자에게 은행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을 공급했다고 문턱을 낮췄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은 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롯데월드를 온전히 누릴수 있는 지. 어디서 어떻게 자유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줄 수 있는 서민금융상품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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