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수급 이동 기대"
[메트로신문] 코스닥 지수가 21년 만에 장 중 1000포인트를 터치했다. 지난 2000년 9월 14일 IT 버블 이후 처음이다.
역대급 증시 활황에서도 코스닥은 1000포인트 고지를 넘기지 못하고, 코스피와 온도 차를 보여줬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스피 대형주에 쏠리며, 상대적으로 내수 비중이 높고 대형 우량주가 부족한 코스닥은 '천수답(天水沓·빗물에만 의존하는 논)'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코스닥도 '동학개미'…올해 2조 넘게 순매수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0포인트(0.53%) 하락한 994.00에 장을 마감했다. 오전 중 1007.52를 기록해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등락을 거듭하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이 1000포인트 고지를 밟은 것은 2000년 9월 14일 종가 기준 1020.70 이후 처음이다. 지난 1996년 1000포인트에서 출범한 코스닥 지수는 벤처 육성 정책 등의 훈풍으로 인해 2000년 3월 10일 종가 기준 2834.40포인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IT 버블(닷컴버블·Dot-com bubble) 붕괴로 미국 나스닥 지수에 이어 코스닥 지수도 급락을 보여줬다. 2001년 말에는 480선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닥 1000포인트를 되찾는 데에 20여년의 시간이 흐른 것이다.
최근 코스닥 지수의 상승도 '동학개미'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16조3176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순매수를 나타냈다. 2021년에도 지난 25일까지 개인은 2조1602억원, 외국인은 117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1조6435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새해 들어 대형주 쏠림 현상이 짙었기 때문에 중·소형주가 몰려있는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평가했다.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저평가돼 신규 개인 수급이 중·소형주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초대형주로 쏠렸던 신규 개인 수급이 중·소형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승장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대형주 위주로 급등하며,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역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실적 장세 도래와 함께 중·소형주의 재평가(리레이팅)가 이뤄질 경우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대형주 수익률을 큰 폭으로 아웃퍼폼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적개선이 예상되고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소외된 중·소형주를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코스닥 머니무브 기대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수급이 코스닥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와 대형주 우선으로 공매도 재개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633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증권 시장 11조3699억원, 코스닥 시장 10조2631억원으로 나란히 10조원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는데, 시중 유동 자금이 코스피·코스닥 시장으로 골고루 흘러 들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19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업무계획'에 따르면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범위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연기금 비중을 높여 증시의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기존 1~2%에서 더 확대하고, 투자 성과를 판단하는 성과지표에 코스닥이 포함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또 오는 3월 16일 재개되는 공매도도 변수로 꼽힌다. 아직 공매도에 대한 허용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추가 연장과 대형주 우선 시행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시총 상위 대형주부터 순차적으로 공매도 허용이 재개될 경우, 대형주로 몰린 개인 매수세의 중·소형주 유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공매도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큰 개인 수급 특성상 코스피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수급 이동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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