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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일본 수출 규제 1년, 이재용 한마디에 반도체 소부장 급성장…"독립은 일러" 우려도

삼성전자 직원(우)과 이오테크닉스 직원(좌)이 양사가 공동 개발한 반도체 레이저 설비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일본 수출 규제 후 1년여가 지났다. 우려와는 달리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는 빠르게 경쟁력을 높이며 반도체 독립 기반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정부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아문디운용의 필승코리아펀드는 지난해 8월 26일 처음 판매를 시작한 후 1년여만에 수익률 5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는 국내 소부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 등 대형주 60여 종목에 더해 소부장 관련 기업 27개를 포함한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5000만원을 투자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특히 일본 수출 규제 대상이었던 소재 관련 중소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후성과 솔브레인을 비롯해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캠과 켐트로스, 플루오린폴리이미드를 생산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주인공이다. 불과 1년여 만에 주가가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서너배 가까이 상승했다.

 

소부장 업계 성장에는 삼성전자가 큰 기여를 했다. 일본 수출 규제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소재 국산화를 지시한 직후, 국산 비중을 대폭 늘리고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도 적극 지원하면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2번째)는 지난 6월 장비 자회사인 세메스를 방문했다. /삼성전자

이에 따라 국산 액체 불화수소가 실제 공정에 투입됐으며, 순도가 99.99999999999% 이상이어야 하는 기체 불화수소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극자외선(EUV) 공정에 필수적인 고성능 포토레지스트와 블랭크마스크 등도 삼성전자가 국내 협력업체와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역시 최근 인수한 SK머티리얼즈를 통해 초고순도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 등을 개발하고 있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한 웨이퍼 업체로 미국 듀폰사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며 역량을 강화했다.

 

소재뿐만이 아니다.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장비 분야에서도 국산화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 테스나와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등 업체 주가가 1년간 2배 가까이 올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 수출규제 이후 국산 장비 도입을 적극 추진한 결과다. 자동화와 세정 등 난이도가 낮은 분야에서는 국산화 비중을 빠르게 높였고, 최근에는 일본 도쿄일렉트론이 독점하던 식각 장비를 국내 테스에도 수주하는 등 고난도 분야에서도 국산 업체와 협력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 소재를 대체할 새로운 장비에 대한 연구 개발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지시 후 국산 비중을 높이기 위해 협력사들과의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며 "공장 운영과 관련해서도 지원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단, 업계에서는 여전히 독립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다시 경색되는 한일 관계에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독립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장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상태다. 불화수소도 여전히 상당수를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산 수입 비중이 10% 수준으로 줄었지만, 상당수는 우회 수입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장비 분야에서는 단시간에 기존 업체 수준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특허를 앞세워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 국내 업체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획기적인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산 소재와 장비는 아직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자칫 큰 손실을 낼 수 있는 현장에서는 일본이나 미국산 의존도를 낮추기 어렵다"며 "진짜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투자는 물론이고 검증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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