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약사인 신풍제약의 돌풍이 무섭다. 신풍제약이 개발한 '피라맥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을 받으며 시가총액이 6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업계 30위에 머무는 제약사가, 업계 1위인 유한양행 시총을 2배 가량 앞지른 '반란'이다. 국내 16호 신약인 '피라맥스'에도 관심이 모인다.
◆거래정지 후 다시 상한가
22일 하루만에 거래를 재개한 신풍제약은 다시 상한가(29.61%)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풍제약은 거래 정지 전 13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주가가 3배 이상 급등했다. 연초대비 무려 13배나 오른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일 신풍제약을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하며 거래를 24시간 정지했다.
이날 신풍제악 시가총액은 6조5172억을 기록, 코스피 제약·바이오업종 가운데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신풍제약의 매출액은 1897억원으로, 1위인 유한양행의 10% 수준이지만 시총 규모는 2배에 육박한다.
신풍제약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는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13일 피라맥스에 대한 임상2상을 승인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정보등록 사이트에 따르면 신풍제약의 피라맥스의 임상2상은 오는 12월 완료되며, 임상 최종 완료일은 내년 2월로 예정돼 있다.
회사측은 지난 4월 피라맥스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라맥스의 두 성분인 피로나리딘과 알테수네이트를 병용한 결과, 24시간 후 바이러스 역가 억제율(99% 이상)과 48시간까지 지속력이 향상되면서 세포 독성이 감소했다.
하지만 주가가 너무 크게 오르며 피라맥스의 가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긴급 사용승인으로 주목을 받았던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지난 달 승인 취소 사태를 겪으며 우려가 더 커졌다. 회사측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이날 "많은 관심과 문의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임상2상 승인을 받았다는 것 외에 말씀드릴게 없다"고 했다.
◆피라맥스 과연 허상일까
회사측에 따르면 피라맥스는 승인이 취소된 클로로퀸이나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피라맥스는 세계 최초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말라리아에 동시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치료제다. 클로로퀸과 구조가 비슷한 피로나리딘 외에 알테수네이트 까지 두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져있다.
피라맥스는 신풍제약이 12년의 연구 끝에 개발한 국내 16호 신약이다. 지난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약 허가를 받은 후 2012년 유럽 의약품청(EMA)의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2017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으로도 등재됐다.
신풍제약은 그동안 4000례 이상의 허가 임상과 95만 명 이상의 말라리아 환자 치료 임상, 투여 후 2년까지의 안전성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신풍제약에 따르면 피라맥스는 지난 2018년 부터 케냐, 니제리, 우간다 등 아프리카 21개국과 수출계약을 맺었으며, 수출금액은 총 158억원 규모다.
지난해에는 WHO 말라리아 표준 치료지침(STG) 치료약물로 등재됐고, 미국 대외 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 국제연합(UN) 산하기관 유니세프와 장기공급협정도 체결한 바 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신약 재창출이라고 하지만 결국 새로운 약을 개발하는 것이고 기술 축적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라며 "코로나19라는 인류 난제 극복을 위해 후발, 선발주자를 떠나 그간 갖고 있는 역량을 발휘해 치료제 개발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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