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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식물성 버거부터 식용곤충까지' 식품업계, 미래먹거리 공략

롯데푸드 제로미트 4종. 지난 해 '식물성 대체육류' 생산을 시작한 롯데푸드가 올해 식물성 대체육류 라인업을 더욱 확대한다.

성장에 한계를 느낀 식품 업체들이 미래 먹거리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식품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게 되면서, 식물성 대체축산품(대체육), 식용곤충, 대체 해산물 등 미래 먹거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체육은 식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고기나 계란과 비슷한 형태·맛으로 만드는 식물성 대체식품과 식용곤충을 이용한 곤충 단백질 대체식품, 동물 세포의 줄기세포로 식용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등이 있다.

 

◆2025년 대체육 시장 21조 성장 예상

 

육식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대체육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0년대 조류독감을 시작으로 광우병, 구제역 등 전염병 이슈가 불거지면서 육류가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소고기 업체 타이슨푸드, 양돈업체 스미스필즈푸드 등 대형 육가공 업체 공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식물성 대체육'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KREI)에 따르면 세계 대체축산식품 시장규모는 2018년 96억2000만달러(약 11조6000억원)이며 2019년부터 연평균 9.5%씩 성장해 2025년 178억5860만달러(약 2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세계 시장 비중이 87.2%로 가장 큰 식물단백질 기반의 대체축산식품 시장 규모가 2016년 기준 4760만달러(약 573억달러)였으며 2026년 2억1600만달러(약 2603억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농경연이 국내 식품제조업체 30개 대상 설문조사한 결과 대체축산식품 관련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는 업체는 11개, 향후 추진할 의향이 있는 곳은 16개로 나왔다. 주로 식물성 고기를 이용한 만두·떡갈비·가정간편식(HMR) 제품 개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며 곤충분말을 이용한 고령친화식품·암환자식·쿠키 등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식물성 대체육 생산을 시작한 롯데푸드는 올해 식물성 대체육류 라인업을 더욱 확대한다고 21일 밝혔다. 2019년 4월 김천공장에서 밀 단백질을 기반으로 만든 '제로미트 너겟'과 '제로미트 까스'를 생산하면서 처음 브랜드를 선보인 뒤 지금까지 총 6만여 개가 판매됐다.

 

동원F&B는 '식물성 대체육' 선두주자인 미국 비욘드미트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비욘드버거, 비욘드비프, 비욘드 소시지 등 관련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리아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 빵, 소스로 만든 '미라클버거'를 지난2월 출시했다.

◆"4~5년 늦어" 아직 갈 길 멀어

 

대체육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은 국내 기술 발전 정도나 매출 부문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기는 어렵다.

 

지난 2월 동원F&B에서 선보인 '비욘드버거'는 현재까지 8만 장이 판매됐다. 지난 2월 버거업계 최초로 출시된 식물성 패티버거인 롯데리아 '미라클 버거'는 이달 20일까지 판매량 약 130만 개를 밑돌고 있다. 맥도날드 '트리플 치즈버거'가 출시 27일 만에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한 것과 비교했을 때는 아직은 미미한 양이다.

 

농경연 조사에서 대체축산식품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으로 기술 개발·확보(26.5%), 시장정보 획득(20.6%), 소비자 인식 부족(14.7%), 전문인력 부족(11.8%), 관련 규격 및 기준 규제(11.8%) 등이 나왔다. 또 농경연은 국내 기술 수준이 해외와 비교하면 4~5년 늦은 것으로 평가했다. 단백질 소재가 한정됐고 실제 육류의 조직감·맛·풍미 등 육류 특성 모방 기술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식용곤충도 시장 성장성이 정체된 상태다. 식용곤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아직까지 좋지 않아 이를 소재로 사용해 상품화하기에는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까지 곤충산업을 5000억 원 규모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관련 시장은 100억 원 규모에서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CJ제일제당, 대상이 식용곤충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섰지만, 상품출시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풀무원은 어류 세포를 배양해 해산물을 생산하는 혁신식품기업 블루날루(BlueNalu)와 세포배양 해산물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블루날루 본사에서 이상윤 풀무원기술원장(왼쪽)과 루 쿠퍼하우스 블루날루CEO가 업무협약(MOU)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바다에서 찾은 미래먹거리

 

바다에서 답을 찾은 회사도 있다.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 해산물 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인 데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세포 배양 해산물은 자연 어획 및 양식 해산물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해조류로 알려진 '스피룰리나'를 활용해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고단백 식품인 '스피룰리나'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미래 식량으로 뽑힐 정도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단백질 함유가 높은 식품인 대두(39%), 쇠고기(20%), 달걀(12%)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풀무원은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와 손잡고 대체 해산물 식품 개발에 본격 나섰다. 블루날루는 2018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창립한 스타트업으로, 향후 수년 내 세포배양 해산물의 대량생산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상윤 풀무원기술원장은 "세포배양 해산물 출시까지는 수년이 걸리겠지만, 현재는 전 세계 해산물의 공급-수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구 환경과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는 세포배양 해산물 제품의 출시를 하루빨리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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