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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서울대 교수 "포스트 코로나 예측하려면 사람들의 심리 변화 파악해야"

11일 오전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KPC CEO 북클럽에서 서울대학교 최인철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KPC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 위기는 지금까지 있었던 것과 굉장히 다른 패턴이다. 뉴노멀(새로운 표준)을 논하려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일어난 심리적 변화를 파악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종식 이후 다가올 새로운 상황)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발생한 심리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1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KPC) CEO 북클럽에 참석해 '코로나19로 인한 마음과 행복의 변화'를 주제로 강연했다.

 

최 교수는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개인과 기업에 일어날 변화에 대한 고민과 분석의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등장하는 키워드는 경제 위기, 정치 위기, 국제 관계 등이다"라며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태까지의 경제 위기가 경제 시스템 실패로 인한 소비 감소 패턴이었던 반면 현재는 경제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돈을 안 쓴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밝혔다. 개인의 심리와 행동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미국 경제학자 조셉 스티글리츠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시대에 사람들이 먹는 것 외에 돈을 쓰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것이 바로 대공황의 정의"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마음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부터 4월7일까지 측정한 사람들의 행복 데이터를 바탕으로 심리 변화의 양상을 설명했다. 최 교수가 센터장으로 있는 서울대 행복연구센터는 2년 전부터 카카오와 협업해 국민의 행복을 매일 측정하고 있다. 2018년에 120만명, 2019년에 150만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감을 측정했다.

 

◆"지루함에 주목해 해결책 찾아야"

 

그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감정 중 '지루함'에 주목했다. 최 교수는 "행복감을 측정할 때 짜증·우울·불안·스트레스·지루함 등 5가지 부정적 감정으로 측정하는데 짜증·우울·불안·스트레스는 상황이 나빠졌다가 회복되는 반복된 패턴을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지루함이라는 감정은 회복되는 모습 없이 계속해서 안 좋아진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을 자제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지겨움 때문에 밖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이 해변에서 파티를 즐기고, 클럽에 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그들을 향해 무책임하다고 비판만 하면 해법이 없지만 지겨움이라는 원인을 파악하면 다른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심리학 연구에서 지루함은 참기 어려운 감정으로 파악되며, 특히 지루함이라는 고통은 젊은 층에게 강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행복감 감소폭이 젊은 층에서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최교수는 "일례로 여행·항공업과 문화·예술·공연 분야에 종사를 희망했던 친구들은 지금이라도 진로를 바꿔야 하나를 두고 엄청난 혼란에 빠져있지만 우리 세대는 이미 직업이 있고,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서 비교적 영향이 적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오전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KPC CEO 북클럽에서 서울대학교 최인철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구서윤 기자

◆"50대 이상부터 행복감 증가해"

 

또한 최 교수는 나이와 행복의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10대에서 20·30대로 갈수록 행복감이 낮아졌다가 50대 이상부터 다시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대한 생각이 명료해지고, 모든 것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행동이 바뀐다"며 "젊은 시절에는 더 많이 배우고, 돈을 모으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등 확장에 집중했다면, 죽음을 인식하면서부터는 매일매일의 순간순간을 즐겁게 지내야 한다는 것으로 목표가 바뀐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게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줄이고, 가족, 친한 친구들을 만나며 행복감을 높이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50대 이상은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행복감 감소폭은 성별로 보면 여성, 성향으로 보면 외향적인 사람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 교수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표현하는데, 결국 인간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음식을 먹을 때 행복감이 크다는 것은 깨달았다"고 요약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먹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가 1인 가구를 겨냥한 음식의 질이 좋아지고 있는 경향이다.

 

개인의 행복에 대한 중요성을 파악해 국가 차원에서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은 '외로움부'라는 정부 부서를 만들어 국민들의 외로움을 관리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는 '행복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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