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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혜심 교수 "소비의 역사를 통해 본 미래 소비 전망은?"

21일 오전 7시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KPC CEO 북클럽에서 설혜심 연세대학교 교수가 '소비의 역사를 통해 본 미래 소비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KPC

상품의 판매를 위한 이미지와 가격 등 설명을 모아둔 카탈로그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있을까. 지금은 오히려 손에 잡히는 인쇄물 대신 스마트폰이나 PC 화면으로 상품 정보를 보는 게 익숙하지만 과거에는 카탈로그 자체를 부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던 때가 있었다. 소비 촉진 역사의 시작이기도 하다.

 

연세대학교 설혜심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KPC) CEO 북클럽에 참석해 자신의 저서 '소비의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 소비를 전망했다.

 

그는 홈쇼핑의 기원이 된 카탈로그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설 교수는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며 언택트(비대면) 소비와 온라인 쇼핑이 주목받고 있지만 역사를 보면 소비 촉진을 위한 장치는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먼저 나타났다"며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 앤 코(티파니)를 예로 들었다.

 

설명에 따르면 티파니는 처음 문 열었을 당시 성공한 남성들을 위해 만년필, 식탁, 소파 등 을 판매하는 가게였다. 그러던 중 남성을 따라온 여성들이 구경할 것이 없어 심심해하는 모습을 보고 여성 액세서리를 함께 팔기 시작했다. 점차 티파니는 부와 성공을 의미하는 브랜드가 됐고, 티파니 카탈로그가 집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신의 신분을 보장하는 역할을 했다.

 

이후 카탈로그는 제품에 함께 들어가는 트레이드 카드 형태로 변화하며 광고를 통한 소비를 촉진시켰다. 현재 온라인에서 상품을 보고 주문해서 받는 것처럼, 그 당시에는 카탈로그를 보고 물건을 주문한 것이다.

 

카탈로그를 통한 소비 이후에는 런던 만국박람회, 백화점, 쇼핑몰 등 오프라인을 통한 소비로 변화했고, 또다시 카탈로그가 유행하는 등 소비 문화는 진화와 반복을 통해 변화해왔다.

 

설 교수는 카탈로그를 통한 판매에서 시작해 백화점으로 규모를 키운 시어스백화점 사례도 소개했다. 시어스백화점은 시골마을에서 역무원으로 일하던 리처드 워렌 시어스가 차린 백화점이다. 어느 날 화물이 잘못 배달돼 시어스의 손에 금시계가 들어왔지만 돌려줄 방법이 없었다. 그러던 중 동네 사람들에게 말했더니 그들끼리 경매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시어스는 벌목공들도 사치품에 대한 욕망이 있다는 걸 보고 카탈로그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다가 백화점을 열게 됐다. 이런 특성 탓에 시어스백화점은 백화점에 가기 어려운 노동자들이나 유색인종 차별을 받는 흑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설 교수는 "보통 백화점에 가보면 1층에는 사치품과 화장품을 진열해 고급스러워 보이고 향기 나게 하는데 시어스백화점에 가보면 1층에 농기구 등을 판매하고 점원도 거의 없어 마음대로 쇼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역사의 재미있는 한 부분이다.

 

새로운 문명이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도 종종 일어났다.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대량판매된 싱어 재봉틀 사례가 대표적이다.

 

설 교수는 "재봉틀은 재봉사들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점과 남성의 영역인 기계를 여성의 영역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반발을 일으켜, 폭동도 많이 일어났고 공장에 불지르는 사태까지 발생했다"며 "심지어 의사들이 나서서 재봉틀을 사용할 때 발로 페달을 밟는 행위가 여성을 성적으로 흥분시킨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문명의 이기에 대해 자본주의와 의사가 결합한 모습이다.

 

설 교수는 이 같은 소비의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 소비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그는 미래의 소비 모습에 대해 ▲상품의 의미 강화 ▲탈 중심화 ▲트렌드 분석과 빅데이터의 한계 ▲노인소비 ▲개인 대 집단 ▲콘텐츠 소비의 증가 ▲반 근대 및 인간성의 복원 등 7개 키워드를 소개했다.

 

아울러 그는 "1980년대 폭발적인 소비가 일어나면서 세계적으로 소비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많아졌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에 대해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소비가 생산보다 우리의 삶에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소비를 외면하면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관측할 수 없다"면서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전망할 수 있어야 팬데믹(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과 같은 돌발 상황을 극복하고 기업이 오래갈 수 있다"고 소비에 대한 통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PC CEO 북클럽은 2007년 처음 개설되어 올해 14년째를 맞는 국내 최고의 독서경영 세미나 과정이다. 2016년부터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에 적용할 최첨단 혁신 트렌드를 심층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저성장, 수축사회 패러다임 전환에 맞춰 디지털 혁신역량과 인문학 함양을 통한 디지털경제 시대를 선도하는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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