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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Why, wine)']<71>피터마이클, 테루아를 마신다

<71>와인브랜드 스토리 ③피터 마이클 와이너리

 

안상미 기자

이미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성공한 영국인 사업가였다. 충분한 재산도 있었고, 나이도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을 당시였다. 사업상 영국에서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자주 왔다갔다 해야 했지만 이동에 따른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실리콘밸리에 대한 애정이 생기질 않았다. 그러니 미국에서 와인너리를 만들겠다거나 포도농사를 지으려고 생각해본 적은 더 없었다.

 

(왼쪽부터)피터 마이클 경과 아들 폴 마이클. /나라셀라

그런 피터 마이클 경(Sir Peter Michael)의 운명을 바꾼 것은 한 잔의 와인이었다. 197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참석한 저녁행사에서 피터 마이클은 소믈리에에게 식사와 함께 할 수 있는 현지 와인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 가져온 와인은 '샤또 몬텔레나 샤도네이'의 첫 빈티지. 이른바 '파리의 심판'에서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미국 와인의 위상을 바꾼 바로 그 와인이다.

 

피터 마이클은 당시 와인의 맛 자체도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발견이었지만 파리의 심판에서의 우승 소식을 듣자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무엇을 해야할 지를 알게 됐다. 마치 그가 사업 초창기 실리콘밸리가 첨단 IT의 중심부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처럼 말이다.

 

피터 마이클 와이너리 로고. 그려진 꽃은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널리 자생하는 양귀비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관악기인 잉글리시혼(English horn)을 닮았아 은연 중에 영국적 상징물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나라셀라

"와인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포도밭의 테루아(Terroir)다."

 

피터 마이클이 와이너리를 처음 세울 때는 물론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는 철학이다. 프랑스 보르도에 뒤지지 않는 최고급 미국 와인을 만들기 위해 6년이나 캘리포니아 전역을 샅샅이 돌아본 것도 테루아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왼쪽부터)마 벨 피으 샤도네이, 마 당쉐즈 피노 누아, 레 빠보 보르도 블렌드, 오 빠라디 카버네 소비뇽, 라 까리에르 샤도네이. /나라셀라

피터 마이클은 1982년 소노마 카운티 북동부에 위치한 나이츠 밸리(Knights Valley)의 가파른 경사면에 포도를 심을 땅을 산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몽 플래지르 샤도네이(Mon Plaisir)'를 출시했고, 좀 더 고도가 낮고 온화한 기후에서는 보르도 품종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후 소노마 코스트에서 피노 누아 품종의 와인을, 나파 밸리 오크빌 지역에서 카버네 소비뇽 와인 '오 파라디(Au Paradis)'를 내놓는다. 다른 와이너리와 비슷한 포트폴리오지만 평가는 전혀 다르다.

 

일반적으로 한 와이너리가 한두개 품종이나 카테고리에서 최고 수준의 와인을 만든다면 피터 마이클 와이너리는 내놓는 와인마다 모두 각각에서 최고 수준의 품질력, 인지도, 팬덤을 구축했다. 만드는 14종의 와인 중 12종이 단일 포도밭에서 만들어지는 '싱글 빈야드'일 정도로 테루아가 와인을 통해 제대로 진가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한 덕분이다.

 

특히 카버네 소비뇽으로 만든 '오 파라디'는 두 번째 빈티지(2012)가 와인스펙테이터에서 2015년 올해의 100대 와인 중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미국 백악관 국빈 방문시 공식 만찬에서는 2003 빈티지 '피터 마이클 레 빠보'가, 2012년 영국의 데이빗 카메론 총리가 미국 국빈방문 당시 '피터 마이클 마 벨 피으 샤도네이'가 사용됐다., 자료도움=나라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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