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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심리카페] 공유정신병

진성오 당신의마음 연구소장

"정신병도 전염이 되는가?"라고 질문할 수도 있는 분이 있을 것이다.

 

공유 정신병은 이런 전염되는 정신병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공유정신병은 정신병적인 증상이나 사고방식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으로 전파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통 주도적인 사람에게서 병이 발병하고, 의존적인 사람이 그 병을 이어 받아서 정신병이 전염 즉 공유하게 된다.

 

불어로 Folie A Deux라고도 하며 두 사람이 정신병을 공유하기도 하는데, 가족 간이나 서로 신뢰하는 사람들 간에도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의 여성들에게서 관찰된다고도 한다.

 

간혹 같이 마시는 물이나 음식, 공기의 오염 등으로 인해서 같은 지역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어 영화의 특이한 소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공유 정신병은 이러한 신체적 영향은 제외한다.

 

두 딸을 둔 아버지가 부인, 자녀와 사이가 나빠서 병원 정신과를 찾아온 사례가 있다. 아버지가 자신들과 대화가 안 통한다는 것이었다.

 

가족 간의 대화가 안 되는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가만히 상담을 진행하면서 한 가지 이상한 이야기를 자매와 어머니가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집에 자신들의 대화를 도와주는 할아버지가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그 할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고, 또 할아버지의 조언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더 희한한 것은 아버지는 이러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어떤 잘못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공유 정신병이 신기한 것일 수 있으나 주변을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는 근거 없는 타인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믿고 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공유 정신병 상태에서 살고 있을 수도 있다. 정신병을 나눌 때 없는 목소리를 듣거나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는 수준을 제외한 후, 우리가 뭔가 근거 없는 혹은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는 것을 믿거나 경험하는 것으로 본다면 우리는 내일이 올 거라는 망상, 우리의 부모가 진짜 나의 부모라는 망상, 나는 착하다는 망상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것은 경험적으로 확실하다고 믿어지는 것이고, 이러한 믿음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생명이라는 연약한 살로 가시 박힌 거친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정신병을 공유할 정도의 관계란 단순히 병리적이라고 까지 볼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지만 이 생각에 동의한다면 일면 필자의 망상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신병을 공유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심지어는 정신병도 나눠 갖게 되는 것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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