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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세계가 난린데 누구를 탓할까" 상인들 한숨 들리는 광장시장 가보니

내·외국인 방문객 평소보다 20~30% 줄어

한 때 명소였던 시장내 먹자골목 '가장 타격'

상인들 "기약없는 날짜 언제까지 기다리나"

광장시장내 먹자골목에 놓인 손소독제를 한 고객이 쓰고 있다. /김승호 기자



"설 지난 이후부터 계속 손 놓고 있다. 우리 가게는 외국인이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발길이 뚝 끊겼다. 설 전에도 이렇진 않았다. 그렇다고 세계가 다 난리인데 누구를 탓하겠냐."

서울 종로에 있는 광장시장 서문 안쪽에서 홍삼 등 건강식품을 파는 광장수삼 임영심 사장의 말이다.

교통이 편리한 중심가에 있는 대표적인 시장이자 오랜 명성과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가 많아 내국인보다 외국인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광장시장이었다.

하지만 평일 저녁이나 주말이면 먹거리 광장을 중심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던 광장시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워낙 인기가 많아 다른 시장보다는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지만 상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 사태가 있기 전과 비교해 20~30% 가량 손님들이 줄었다.

특히 시장에서도 관광 온 외국인들에게 있기가 많았던 임 사장 같은 건강식품 판매 가게나 먹거리 상점들이 더욱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동료 상인과 함께 난로불을 쬐고 있던 임 사장은 "요즘 어떠냐"는 기자의 말에 "굶어 죽을 맛"이라는 말부터 했다. 97년 IMF 외환위기 직전부터 이곳에서 장사를 해 온 그는 살다 살다 이런 모습은 처음 겪는다는 표정이다. 그러면서 "한 때는 일본사람들이 큰 고객이었다. 홍콩, 대만, 독일 등에서 온 고객들도 우리 가게를 많이 찾았다. 중국인은 오히려 씀씀이가 약했다.(웃음) 하지만 지금은 중국인은 커녕, 다른 나라 사람들도 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광장시장에서 만난 상인들 대부분은 혹시나 몰라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채 장사를 하고 있었다. 오가는 사람들 중에는 10명 가운데 예닐곱 정도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소독제도 곳곳에 비치돼 있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도 여럿 눈에 띄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광장시장 안내를 하고 있는 윤효원씨는 "느낌으로는 외국인들이 절반 정도 줄어 든 것 같다"고 전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들까지 외부 활동을 자제하다보니 소상공인들이나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어쩌면 기자가 찾은 광장시장은 다른 전통시장이나 상권가와 비교하면 사정이 그나마 나은 축에 들 수도 있다.

오죽하면 국무총리까지 나서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일상생활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까지 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12일 정부가 이번 사태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내놓기에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전통시장 236곳과 소상공인업체 332곳의 피해사례 등을 파악한 결과 총 546건의 애로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67.6%(369개 업체)가 매출 감소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적으로 찾던 외국 손님들이 급감하고, 중국인 등 단체여행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경영이 악화돼 기존 인력을 유지해야 할지,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하는 곳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광장시장에서 직물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원기씨는 "예전같으면 20~30분 정도 줄을 서야했던 먹거리 가게들이 초토화될 정도로 나빠졌다"면서 "이 사태가 언제 끝난다는 기약이 없다는게 더욱 큰 일"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종로에 있는 광장시장 전경. /김승호 기자



외국인도 그렇지만 특히 내국인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분식집에서 만난 한 내국인 커플은 "솔직히 시장에 나올까 말까 고민했었다"면서 "사람들 많은 곳에 다니기가 겁나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며 메뉴를 주문했다.

이들 커플에게 주문한 음식을 내주던 분식집 주인은 "장사가 안된다고 말도 못하겠다"며 "한국사람들이 더 많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광장시장 북2문 근처에 있는 호떡집이나 꽈배기집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 모습 역시 평소 같았으면 대기줄이 서너배는 길게 늘어섰을 것이란게 주변 상인의 말이다.

한편 정부는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로 매출 하락, 수출 감소 등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광장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서울시나 정부부처 등에 현 실태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했지만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게 가장 답답하다"면서 "지금으로선 상인들도 개인위생에 신경쓰며 장사를 하고, 정부가 마련한 대책이 피해 상인들에게 좀더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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