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8학군' 전입자 분석해보니… 대입전형에 따라 들쑥 날쑥
종로학원하늘교육, 2000~2019년 강남·서초구 전입·전출 현황 분석
학생부 선발인원 늘자 전입자 감소, 수능 선발인원 늘자 반등
내년 '강북 위주' 자사고 폐지… 강남 쏠림에 영향 줄까
2000년~2019년 서울 강남·서초구 일반계고·중·초교 전입·전출 현황 /종로학원하늘교육·교육통계서비스
2002~2020학년도 대입 수시·정시 모집인원 비율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학 신입생 선발 방식에 따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이른바 '강남 8학군' 순전입자가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 성적 위주의 수시모집이 증가하면서 감소했던 이들 지역 전입자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모집 비율이 늘면서 반등 조짐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대입에서 비교적 먼 초·중학교 전입보다는 고등학교에서 두드러졌다. 서울 강북 지역 위주로 내년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크게 감소할 예정인 가운데, 자사고 감소가 강남 8학군 전입 수요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18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00년~2019년까지 최근 20년 간 서울 강남구·서초구 소재 일반계고, 중학교, 초등학교의 전입·전출 현황과 2002학년도~2020학년도 대입까지 수시·정시 모집비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시 모집 비율이 가장 높았던 2019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2017년 일반계고의 강남구·서초구 전입자 수가 583명(강남 353명, 서초 230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순전입자는 -37명으로 처음으로 마이너스였다.
2019학년도 대입은 수시모집 선발인원 비율이 전체 대학을 기준으로 76.2%, 서울대·연세대·고려대 기준으로는 79.2%로 10명 중 8명 가량을 학생부 위주로 선발한 시기다.
두 지역의 중학교와 초등학교 순전입자 수 역시 이듬해(2018년) 각각 737명(강남 502명, 서초 235명), 3029명(강남 1899명, 서초 1130명)으로 해당 기간 중 역대 최저를 나타냈다.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개편에 따른 '정시 30%룰'의 영향으로 올해 고3이 치르는 2020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 비율이 상승하면서 2019년 강남·서초 일반계고 전입자 수는 669명(강남 395명, 서초 274명)으로 2017년 대비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9년 이 지역 초·중 전입자 역시 전년 대비 늘었다. 2020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정시 선발 비율은 22.4%로 전년 대비 1.6%포인트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우수학생이 모인 학교의 경우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시모집 비율이 높아지자 강남 8학군 수요가 감소했다가 우수학교에 유리한 수능위주 정시모집이 늘자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결과를 종합해보면, 정시모집 선발비율이 30% 이상(35% 미만 추정)으로 높아지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 이른바 '강남 8학군' 일반계고 등의 전입 수요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는 "서울 전체에서 강남 8학군 전입자 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 크게 몰리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겠지만, 전입자가 최저를 나타냈던 2017년보다는 원만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2022학년도 대입 이후 이른바 강남 8학군으로 일반계고, 중학교 등의 쏠림 현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 평가이사는 "상대평가인 학생부 중심의 수시모집이 70% 전후이므로 학부모들의 학군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몰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입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초등학교의 경우 학군 선호도가 여전하고, 중학교도 특목고나 전국 선발 자사고 등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 일반계고에 비해 학군 선호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 강북 지역 위주 자사고 폐지가 강남 8학군 수요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3개 자사고에 대해 재지정평가를 한 결과 8교가 기준점 이하로 나타나 내년에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할 방침이다. 8곳 중 경희고·이대부고·숭문고·중앙고·신일고·현대부고 6곳이 강북 소재 자사고로 학군 수요가 강남 8학군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전망이 나오자 "서울의 일반고 배정 방식에 따라, 1단계에서 학군과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어 별도 전입 없이 원하는 지역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면서 "자사고 폐지로 강남 8학군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는 전망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서울지역 자사고가 대거 설립된 2010년~2011년 이후 강남 8학군 중학교 순전입자가 크게 감소해 강북지역 자사고 설립이 강남 8학군 전입자 감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자사고가 폐지되면 다시 강남 8학군 쏠림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강남·서초구 중학교 순전입자는 자사고 설립 전인 2009년 711명이었으나, 자사고 설립 이후인 2012년엔 345명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후 2014년 589명으로 증가했다가, 2016년 394명, 2017년 146명, 2018년 108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