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막히는 도로는 금천구 가산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교통체증 도로로 이름을 올린 10개 구역 중 8곳이 전년보다 속도가 줄어 교통 혼잡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금천구 가산로(관악검도관~공단오거리)의 차량 평균 속도는 15.9km/h로 교통혼잡이 가장 심한 구간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도로 연장 500m 이상, 왕복 4차로 이상 도로를 대상으로 지난해 평균 차량 통행속도를 분석했다. 데이터는 카드 택시 7만 대의 운행 자료를 토대로 산출했다.
주요 교통체증 상위 10곳 현황./ 자료=서울시
가산로(관악검도관~공단오거리)는 상업 시설이 밀집되어 있고 버스정차로 인한 차로 차단으로 차량 통행속도가 가장 느렸다. 가산로의 차량 평균 속도는 2016년 시속 16.4km에서 지난해 0.5km/h만큼 더 떨어진 15.9km/h를 기록했다.
가산로에 이어 나루터로(신사역 ~ 신동초교) 16.3km/h, 서운로(제일약품 ~ 외교박물관) 17km/h, 청계천로(동아일보로터리 ~ 신답철교앞) 17km/h, 문래로(제일종합카센터 ~ 경방필백화점) 17.1km/h 등이 '거북이 걸음'을 하는 도로로 이름을 올렸다.
차량 통행속도 하위 10개 구역에 포함된 도로 중 속도가 개선된 곳은 청계천로와 와우산로뿐이었다. 나머지 도로들은 최대 0.9km/h까지 속도가 떨어졌다.
안호영 의원은 "교통혼잡이 심한 구역의 평균 차량 속도는 17km/h로 나타났다. 이는 자전거 초보자가 평지를 달리는 20km/h보다 낮은 속도"라며 "서울시는 개선책을 마련해 교통 혼잡을 해결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체증 1위 구역에 대안 도로를 만들거나 도로 확장을 해도 교통체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교통량이 늘어나서 건설로 교통체증을 해소하겠다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수요관리를 통해 차들의 진입을 막거나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정책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런데도 체증이 일어나거나 지역 주민이 원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에는 도로 확장이나 대안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의 '2017년 서울 차량 통행속도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상업 시설이 밀집된 지역이거나 공사, 집회, 행진 등이 많은 도로의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가산로에 이어 답답한 도로 2위를 기록한 나루터로는 강남대로와 테헤란로의 대체 지점으로 차량 통행 속도가 16.3km/h로 느렸다. 서운로는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로와 어린이보호구역이 있어 평균 속도가 17km/h로 낮았다. 문래로는 영등포로 우회로와 주거·교육 시설이 밀집해 있어 평균 차량 속도가 시속 17.1km로 느려 차량이 막혔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