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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남북관계 악화 10년', 대학 학과 운명도 엇갈려

- 대학 군사·국방·안보학과 4.7배 증가, 북한학·통일학과는 2곳만 명맥 유지

북한학·통일학과 신설 및 폐지 현황(학부 기준) /교육부



남북관계가 악화된 지난 10년 간 대학의 군사·국방·안보 관련 학과는 크게 증가한 반면, 북한학이나 통일학과 등은 대폭 축소돼 현재 2곳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교육부가 제출한 '2003~2018년 모집단위별 입학정원'과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북한학이나 통일학과는 문민정부 출범 이후 신설되기 시작해 한때 7개 대학에 설치·운영됐다. 1990년대 냉전질서 해체와 사회주의권 붕괴, 독일 통일 이후 국내에서 통일교육과 통일대비 전문 인력 양성의 필요성도 대두되면서, 대학들이 앞다퉈 북한학과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북한학과는 1994년 동국대를 시작으로 이듬해부터 1998년까지 매년 명지대, 관동대, 고려대, 조선대·선문대 순으로 개설됐다. 이후 2001년엔 인제대에 통일학부가 신설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후반 급격히 개설되 7개에 이르던 북한학·통일학과는 통·폐합돼 사라졌고, 현재 동국대와 인제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조선대는 북한학과를 개설 1년 만인 1999년 폐지했고, 관동대 북한학과는 2006년 폐과했다. 선문대는 2008년 동북아학과로 개편, 명지대는 2010년 정치외교학과로 통합, 고려대는 2016년 통일외교안보전공으로 학제가 개편됐다. 2000년대 후반부터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해당 학과의 사회적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와 반대로 군사·국방·안보 관련 학과는 이명박·박근혜 정부(2008년~2017년)에서 크게 증가했다. 2007년 6개던 해당 학과는 2017년 28개로 급증했다. 2017년 학부 기준, 군사·국방·안보 관련 학과는 총 28개로, 이 중 79%에 해당하는 22개가 2008년~2017년 중 개설됐다. 특히, 2011년을 기점으로 19개가 급격히 신설됐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남북관계가 급격한 경색 국면에 접어든 데다가, 당시 '취업률'이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주요 평가 지표로 포함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8년 기준으로 대학원에 설치된 군사·국방·안보학과는 37개다. 이 중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신설된 학과가 25개로 67.6%에 달했다. 현존하는 북한학·통일학과는 19개다. 그러나 이 중 20년 이상 유지된 학과는 동국대 행정대학원 안보북한학과(1984), 북한대학원대학교 북한학과(1989),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북한·통일정책학과(1990),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북한학과(1995), 고려대 일반대학원 북한학과(1996), 동국대 일반대학원 북한학과(1997), 이화여대 일반대학원 북한학과(1998)로 7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미 의원은 "분단 현실에서 남북화해와 통일을 위한 대안 마련, 인재 양성을 지속 고민해야 할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과 시류에 따라 특정학과의 개설과 폐지가 반복된 것은 매우 안타깝다"며 "정부와 대학 모두 통일을 준비하는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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