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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0일 (목)
경제>경제정책

[환율 美 바라기]② 핫 머니 이탈 조짐...금융시장 충격 불가피



"홍콩에 투자처를 둔 몇몇 외국계 핫 머니는 한국시장에서 짐을 싸고 있다. 오는 14일(현지시간) 예정된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미국의 금리 인상, 지정학적 리스크 등 원화값에 영향을 줄 변수들이 많아서다.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외국계 IB 고위 관계자)

한국증시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해 미국 환율정책의 '슈퍼 301조'로 일컬어지는 '베닛-해치-카퍼 법안'(일명 BHC법)에 근거해 자칫 한국이 환율 문제에 따른 무역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와 불편한 동거를 해 온 외국인들은 4월 들어 발을 빼는 모습이다.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1분기 깜짝 실적을 낸 삼성전자나 POSCO를 팔고 있는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 마련에 합의했다는 데서 안도한다. 하지만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해 수입개방을 확대할 가능성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교역조건 악화는 2.5%(한국은행 전망)대 성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갈수록 커저가는 통상압력은 기업실적에 큰 부담이다.

◆한국증시, 외국인과의 동거 끝나나

1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1150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1150원을 넘어가면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냈다.

구간별 순매매 규모를 보면 외국인은 1100∼1150원 구간에서 35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1150∼1200원 구간에서는 13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또 2013년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두드러진 여섯 차례 구간에선 2015년 9∼10월을 제외하고 모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최근 증시에서 가장 핫 한 이슈 중 하나가 환율이다. 원화값이 약세면 외국인 자금이탈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오는 14일(현지시간)한국을 환율조작국(또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다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원화화는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흥국증권은 '환율 조작국: 신흥국과 선진국의 다른 점'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다면 미국에 대한 수출 실적 악화 우려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증권사 김문일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적절한 개입 수단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투기 세력에 의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일본, 독일과는 다르게 한국과 중국은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통화가 약세를 나타내는 (미국 의도와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화값이 하락하면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커졌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매도세가 집중된 삼성전자나 POSCO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1·4분기 실적이 이번 매도세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4월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더라도 원화는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환율조작국 지정에 따른 미국의 제재 및 이에 따른 우리나라의 경기 위축과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는 원화를 다시 약세로 이끌 것으로 판단되며 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은 원화를 더욱 약세로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랠리의 영향을 받아 연초 1200원대에서 1110원 부근까지 하락했다. 그 영향으로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가 이어졌다. 하지만 예정된 미국의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 전망이 바뀌고 있는 것.

경험적으로도 외국인은 환율에 민감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는 -0.41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달러 약세, 원화 강세)할수록 코스피지수가 오른다는 얘기다. 상관관계는 -1에서 1까지 나타나는데 0에 가까울수록 관계가 없다.

◆단기 핫 머니 경계해야

지나친 걱정은 기우다. 외국인 투자성향이 장기투자로 바뀌고 있어서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5조3213억원어치 가운데 3조8000억원이 '액티브' 성격의 자금으로 추정된다. 이는 패시브 성격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에 집중됐던 2010년 이후의 상황과 달라진 모습이다. '패시브'는 지수를 추종해 담는 수동적 투자를 뜻하며, '액티브'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 담는 적극적 투자를 의미한다.

메리츠종금증권 정다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는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실현 기회가 되기도 한다. 특히, 단기 투자 성격이 강한 패시브 자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업에 투자할 때 주가 하락 압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근 북한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었고,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이전 보다 합리적인 대응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이 원화 강세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계는 늦춰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로벌 자금시장이 조금이라도 경직되면 한국에서 자금을 빼내는 등 한국이 현금자동인출기(ATM)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258억달러 이탈)는 우리에게 적잖은 교훈을 준다.

글로벌 유동성을 붙잡아 둘 '풀 팩터(Pull factor·흡인요인)'도 약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낮췄다.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은 "한국은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와 국가 리더십 부재에 따른 내수 부진이 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미국의 통화 긴축과 한국의 구조개혁 지연도 소비 억제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면 '새로운 성장모델'과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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