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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0일 (목)
경제>경제정책

[금융 취약계층 긴급점검](中)"불경기에 대출이자 부담까지" 자영업자의 눈물

#. 40대 자영업자 박모씨는 2년 전 은행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3억원을 연 3.1%의 변동금리로 빌렸다. 당장 올해 말부터 이자만 내는 3년 거치기간이 종료되면 원리금 포함 매월 136만원을 갚아야 한다. 박 씨는 "10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요즘 처럼 경기가 안 좋은 때가 없었다"며 "은행 대출금리까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더 커지는 바람에 요즘 밤에 통 잠을 못잔다"고 호소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0.1%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의 폐업위험은 최고 10.6%까지 상승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 박 씨의 경우 대출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월 이자 부담은 16만원이 더 늘어 매월 152만원을 갚아 나가야 한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대출금리까지 오르면서 폐업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올해 세 차례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시장금리가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달 들어 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5년 고정혼합형 상품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말 이후 최저 0.02%포인트에서 최고 0.12%포인트까지 상승했다. 하나은행은 3.36~4.68%에서 3.48~4.80%로 0.12%포인트 상승했고 농협은행 역시 3.35~4.39%에서 3.47~4.51%로 0.12%포인트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는 임금 근로자에 비해 소득이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폐업도 빈번하여 대출금리 상승으로 부채가 증가할 경우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득 100만원 중 42만원 빚 갚는데 써

실제 자영업자의 부채상환 능력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KDB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가계 특성별 재무건전성 추이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개인 소득 가운데 자유롭게 소비하고 저축할 수 있는 돈)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중은 42.4%를 기록했다. 가처분소득 100만원으로 빚 갚는데 42만원을 쓴다는 것이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87.9%까지 치솟았다. 근래 최고치다. 금융자산 100만원 중 금융부채 87만9000원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자영업자 중 소득 하위 20%(소득 1분위) 가구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1분위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금 비중은 지난 2012년 18%에서 지난해 45%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적인 자영업종으로 꼽히는 음식·숙박업의 2금융 대출은 실제 지난해 사상 최대폭으로 급증하며 10조원을 돌파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재 2금융권의 음식·숙박업 대출 잔액은 11조4127억원. 1년 새 2조8245억원이나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소비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종의 영업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출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의 폐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대출 규제 확대로 돈줄 막힌 자영업자들

금융당국은 최근 영세 자영업자에 창업과 생계자금을 지원하는 미소금융 자격 조건을 완화하는 등 취약계층의 금융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창업자금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에 지원되는 미소금융 지원기준을 현행 신용 7등급에서 6등급 이하로 낮추고 5000억원 수준이던 규모를 1000억원 확충해 자금 지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금리는 연 4.5% 수준으로 하여 성실 상환 등의 조건을 갖췄을 경우 추가 이자율 감면 혜택 등도 제공한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시행한다.

다만 이달부터 은행, 보험사에 이어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으로까지 대출 규제가 확대되면서 이들 금융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자영업자들의 수요가 높은 금융권 대출을 막고 당국의 서민금융상품 이용자를 늘림으로써 대출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전시행정에 불과하단 지적이다.

구정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서민금융을 세분화해서 지원하는 등 대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을 계층에 대한 보다 확실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은행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 추이

구분 / 2월 28일 / 3월 13일

하나은행 / 4.68% / 4.80%

농협은행 / 4.39% / 4.51%

출처 : 각 은행

[그래프]자영업자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중 추이

2012년 78.7%

2013년 76.4%

2014년 80.0%

2015년 79.3%

2016년 87.9%

자료 : 통계청, KDB산업은행 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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