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에 새로운 은행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은행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일단 출발은 기존 은행들이 앞섰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제도 마련과 인가로 일정이 다소 늦춰지는 사이 기존 은행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줄줄이 내놨다. 당초 인터넷은행이 처음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비대면 계좌개설이나 간편송금, 중금리 소액대출도 먼저 시작했다.
◆모바일뱅킹 강화한 기존 은행
은행들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기존 서비스를 모바일에서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넘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강화하고,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은 이미 모바일 플랫폼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은행 위비뱅크는 지난 2015년 5월 가장 먼저 선을 보였다. 간편 송금과 모바일 대출, 예·적금 등 기존 은행업무는 물론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과 온라인 오픈마켓인 '위비마켓'을 오픈하면서 기존 은행권에서 취급하지 않았던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KB국민은행 리브(Liiv)는 기존 고객이 아니어도 입출금통장을 만들 수 있도록 했으며,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디지털 저금통인 '리브통'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공인인증서 없이 간단한 문자 입력과 음성인식만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텍스트뱅킹 서비스로 관심을 끌었다.
◆인터넷은행, '원 앱'으로 경쟁력 강화
인터넷은행이 내세우는 가장 큰 경쟁력은 높은 이자와 낮은 금리다.
지점이나 창구 직원이 없는 만큼 줄인 비용이 그대로 고객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게 한다는 전략이다. 아무리 은행업무를 보기 편리해도 이자나 금리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고객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본인가를 받은 이후 "업계 최고 수준의 예금금리와 최저 수준 대출금리를 지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기존 은행에서 소외받았던 중신용 고객의 경우 체감하는 혜택의 폭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편리성은 24시간, 365일 업무와 함께 '원 앱'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기존 은행들이 서비스에 따라 여러 개의 앱을 각각 운영해 필요할 때마다 설치해야 하는 등 다소 불편함이 있었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하나의 앱에서 모든 서비스가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인터넷은행의 '원 앱' 전략에 맞춰 하나의 앱에서 주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달 말 대대적인 개편작업을 마쳤다.
모바일뱅킹인 '아이원(i-ONE)뱅크' 메인화면에 간편 송금이 가능한 '휙 서비스'를 배치해 첫 화면에서 간편송금, 더치페이 서비스, 경조금보내기, 외화환전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하나의 앱에서 조회, 이체 등 뱅킹뿐만 아니라 생활 속 유용한 금융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며 "향후 쿠폰 선물하기, 공과금납부 등 생활 속 유용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기존 은행이든 인터넷은행이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면 다른 곳이 따라가는 '미 투(me to)'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