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 본사 건물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이달 영업을 시작한다.
1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실제 영업과 동일한 환경에서 최종 운영점검을 진행 중인 가운데 빠르면 이달 중순께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출발은 다소 불안하지만 24년 만에 새로운 은행이 문을 여는 것은 물론 100% 비대면을 전제로 한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또 다른 은행', 판이 바뀐다
지점 창구에서 주로 이뤄졌던 은행영업이 인터넷을 넘어 이제는 모바일로 속으로 들어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뱅킹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5290만건, 이용금액은 3조120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5.3%와 27.6%씩 증가했다.전체 인터넷뱅킹에서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도 61%까지 높아졌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목표로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은행'이 아닌 '또 다른 은행'이다. 점포없이 10분이면 가능한 비대면 계좌 개설부터 시작해 은행 서비스의 100% 비대면화를 추진한다. ICT 기술을 활용해 낮은 수수료와 중금리대출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5% vs 40%, 승자는 누구
자본금으로는 기존 대형은행과 비교할 수 없다. 케이뱅크의 자본금은 3000억원, 카카오뱅크는 2500억원에 불과하다. 일부 금융 전문가들이 인터넷은행에 큰 기대를 할 필요가 없다고 폄훼한 것도 그래서다.
반전의 열쇠는 모바일시대 체력은 큰 덩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카카오뱅크의 직원수는 올해 1월말 기준 모바일뱅킹센터 인원을 포함해 258명이다. 이 중 IT 관련 인력은 33%다. 모바일뱅킹센터 인원을 제외하면 IT 인력은 전 직원의 절반 가량인 45%에 달한다.
케이뱅크 역시 콜센터 등을 제외한 정규직은 200명 안팎이며, IT 인력은 40%를 차지한다.
반면 기존 대형은행들의 경우 IT 인력은 5%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소속의 임직원 대비 IT직원 비율을 5% 이상으로 강제한 결과다.
◆발목잡는 '은산분리법'
인터넷은행의 발목을 잡는 것은 국회다. KT나(K뱅크) 카카오(카카오뱅크) 같은 ICT 기업들이 인터넷은행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야 하지만 당분간은 힘든 상황이 됐다.
현행 은행법에서는 금융자본이 아닌 산업자본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도 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하는 법안의 통과를 전제로 했지만 국회의 반대로 무산이 됐다.
현재의 은행법으로도 영업은 시작할 수 있지만 자본부족으로 경쟁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행 역시 은행인 만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지켜야 한다.
K뱅크는 초기 자본금 2500억원 중 절반 이상을 시스템 구축과 인건비 등으로 사용한 상태다.
인터넷은행들은 다음달 국회에서는 법안 개정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조기 대선 등에 따라 일정은 미뤄질 수 있다.